1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 BNK의 안혜지가 우리은행 스나가와 나츠키의 수비를 뚫고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뉴스1

김소니아(7점 10리바운드)는 49-47로 쫓기던 4쿼터 종료 2분 17초 전 3점슛을 꽂고 나서 주먹을 들어 보였다. 종료 44초 전엔 이소희(11점)가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터뜨렸다. 부산 BNK가 55-47로 달아나며 아산 우리은행을 다시 무너뜨리는 순간이었다.

BNK는 18일 열린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원정 2차전(5전 3선승제)에서 우리은행을 55대49로 물리치고 2연승했다. 남은 3경기 중 1승만 추가하면 2019년 창단 후 처음으로 패권을 차지한다. 역대 챔피언전에서 1-2차전을 잡은 팀은 한 번도 빠짐없이 우승(16번 중 16회)을 차지했다. BNK는 20일 안방 부산 3차전에서 축배를 들 기세다.

BNK의 최대 강점은 주전 5명이 모두 일대일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은 가드 안혜지(16점·6어시스트)와 이이지마 사키(15점·3어시스트·2스틸)가 개인 기량을 앞세워 점수를 쌓았다. 안혜지는 3점슛 2개(4개 시도)와 골밑 돌파, 사키는 페인트 존 부근에서 고감도 2점슛(성공률 67%)을 선보였다. 1차전 팀 최다 득점(14점)을 했던 박혜진이 2차전에선 슛 7개를 모두 놓치며 무득점(6리바운드)으로 부진했으나 나머지 주전 4명이 49점을 합작하며 우리은행의 추격을 뿌리쳤다. 박정은 감독은 “5명이 각자 역할을 잘해주는 게 BNK의 강점이고, 승부처에 대응하는 힘”이라면서 “선수들이 부산 팬들의 에너지를 받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3연속 패권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은 벼랑 끝에 몰렸다. 스나가와 나츠키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7점(3점슛 3개)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간판 스타 김단비(15점 11리바운드)의 슛 성공률이 21%에 그쳤다. 2점슛은 20개를 던져 4개만 넣었다. 김단비는 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그런데 챔피언전에선 수비를 할 때 활동량이 많고 체력이 강한 BNK의 김소니아를 막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체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2012년 우리은행 부임 후 8번 챔프전 우승을 일궜던 위성우 감독은 “김소니아와 박혜진을 묶으려고 했는데, 다른 쪽에서 터졌다. 이게 실력 차라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끝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아산=성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