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먹고 참새.”
‘봄 농구’를 앞둔 울산 현대모비스의 이우석이 10일 서울 강남구 KBL(한국농구연맹) 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밝힌 출사표다.
2024-2025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현대모비스는 6위 안양 정관장과 13일부터 5전3선승제인 6강 PO에서 격돌한다. 승자는 2위 창원 LG와 챔피언전 진출을 다툰다.
이우석은 6강 PO 상대인 정관장을 이기겠다는 것을 ‘홍삼을 먹는다’로 표현했다. 정관장은 팀 이름이면서 모기업인 KGC인삼공사의 홍삼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우석은 또 LG 세이커스(송골매)를 참새로 깔보는 ‘도발’을 했다. 그는 “홍삼이라는 보약을 맛있게 먹고 참새를 잡으러 가겠다”고 설명했다.
4강 PO에 직행한 LG의 유기상은 이 말을 듣고 “좀 긁힌다(자존심이 상한다)”라며 “현대모비스가 정관장과 5차전까지 가서 (체력을 소비한 뒤)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슈가 되려면 현대모비스가 올라와야 한다. 형 만한 아우가 없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LG 조상현 감독은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의 쌍둥이 형이다.
LG는 조 감독 체제에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를 했는데, 앞선 2시즌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유기상은 “이번엔 팬들이 걱정 안 하셨으면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위 LG와 ‘3위 현대모비스-6위 정관장 승자’의 반대편 대진은 1위와 ‘4위-5위 승자’의 대결이다.
4위 수원 KT는 5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12일부터 6강 PO를 시작한다. KT 문정현은 “작년에 챔피언전에서 (부산 KCC에) 졌는데, 올해는 수원 팬들에게 꼭 우승을 안기겠다”며 ‘KT 매직’을 예고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우리가 6강에 올라갈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목표는 PO 진출이었지만, 6강에서 더 달리겠다”고 말했다.
4강 PO에서 KT-한국가스공사의 승자를 기다리는 1위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아무나 올라와도 좋다”면서 “통합 우승, 라스트 댄스가 아닌 어나더 댄스”라고 밝혔다.
SK는 핵심 멤버들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대거 헤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규리그 외국인 MVP(최우수선수)였던 자밀 워니가 은퇴 의사를 표명한 상태이고, 정규리그 국내선수 MVP인 안영준을 비롯해 김선형과 오재현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우승하고 나서 워니를 (눌러앉히기 위해) 설득하겠다”면서 “이 선수들과 또 우승 댄스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