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 허훈은 16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5점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KBL

허훈이 터졌고, KT는 웃었다. 2년 연속 4강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한 걸음만 남겼다. 수원 KT 간판 스타인 가드 허훈(30)은 16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원정 3차전에서 35점(6리바운드 6어시스트)을 퍼부으며 63대57 승리를 이끌었다. 레이션 해먼즈가 12점(6리바운드 4스틸)을 거들었다.

2승1패로 앞서 나간 KT는 남은 2경기 중 1승만 추가하면 5전3선승제 시리즈를 통과하고 작년에 이어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다. 4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3차전의 영웅은 허훈이었다. 그는 양 팀 통틀어 가장 긴 37분11초를 뛰며 팀 전체 득점의 절반 이상을 해결했다. 2점슛 성공률이 80%(15개 중 12개)였다. 특히 4쿼터엔 팀이 올린 18점 중 12점을 혼자 넣었다. 허훈은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쉽다. 다음 경기에서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훈의 활약은 작년 부산 KCC와의 챔피언결정전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당시 5경기 평균 26.6점을 넣었다. 특히 2~5차전은 모두 40분 풀 타임을 소화하며 평균 30.3점을 기록했다. KT는 1승4패로 우승을 놓쳤으나 허훈의 투혼과 기량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국가스공사는 4쿼터 종료 1분43초 전 샘조세프 벨란겔(1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3점슛으로 57-56, 역전에 성공했으나 이후 다시 리드를 뺏기며 무너졌다.

허리 통증으로 1,2차전을 빠졌던 앤드류 니콜슨은 3차전에 나서 12점(9리바운드)을 올렸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 KT를 상대로 평균 27득점을 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1,2차전의 핵심이었던 새 외국인 선수 만콕 마티앙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한국가스공사 사령탑(감독 대행 포함)을 맡아 두 시즌 만에 팀을 ‘봄 농구’로 이끈 강혁 감독은 처음 경기 중 퇴장을 당했다. 2쿼터 5분40초 남기고 벨란겔이 반칙 판정을 받자 작전 타임을 부르고 심판에 거칠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 2개를 연거푸 지적 당해 벤치에서 떠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