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수원 갔다가 서울로 가자고 하네요.”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18일 수원 KT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홈 4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수원으로 가겠다는 이들의 바람은 일단 이뤄졌다. 한국가스공사(정규리그 5위)는 KT(4위)를 79대75로 따돌리고 5전3선승제 시리즈를 2승2패로 만들었다.
최종 5차전은 20일 KT의 안방 수원에서 열린다.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은 6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하고 서울 SK(1위)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4강 플레이오프 원정 2연전을 치른 뒤 대구로 내려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1쿼터에 11-20으로 밀렸던 한국가스공사는 2쿼터 5분 만에 27-26으로 역전했다. 김낙현(18점 6어시스트)이 11연속 득점을 하는 등 2쿼터에만 15점(3점슛 3개)을 몰아치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는 앞선 1~3차전에선 합계 7득점(50분14초)에 그쳤다. 2차전 초반에 가로채기를 하는 과정에서 KT 조던 모건의 발을 밟으며 발목을 다쳤던 여파가 컸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렸던 4차전에서 슈터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
전반에 득점하지 못했던 샘조세프 벨란겔(19점 5어시스트)은 3쿼터에 11점, 4쿼터에 8점을 올렸다. 김낙현, 벨란겔과 함께 한국가스공사 ‘스리 가드’의 한 축인 정성우(7점)는 30분을 뛰는 동안 KT의 핵심 허훈을 3점으로 억제했다. 그는 경기 후 팬들에게 “수원에 놀러 가는 것이 아니다. 이기러 간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 탓에 1,2차전을 결장하고, 3차전에도 12점에 그쳤던 앤드류 니콜슨은 4차전에선 19점(9리바운드)을 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3차전 도중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 당했던 강혁 감독은 “선수들의 의지가 하나로 뭉쳤다. 팬들에게 ‘대구로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만큼 5차전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레이션 해먼즈(22점 11리바운드)와 문정현(15점 8리바운드)으로 맞섰다. 리바운드는 42-28로 상대를 압도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의 강한 수비에 고전하며 범실(13-8)을 더 많이 저질렀다. 3차전에서 35점을 터뜨렸던 허훈(10점 10어시스트)은 3쿼터까지 무득점에 묶였다. 4쿼터 막판에 7점을 집중했는데, 시간이 모자랐다. /대구=성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