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5점, 7점, 8점. 서울 S의 자밀 워니가 1~4쿼터에 각각 올린 점수다. 승부처가 다가올수록 더 힘을 냈다. 정규리그 득점 1위(평균 22.6점), 외국인 선수 MVP(최우수선수)다운 활약이었다.
워니(23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를 앞세운 SK는 23일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홈 1차전에서 수원 KT를 65대61로 물리쳤다. 5전3선승제 시리즈 2차전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SK는 3월16일 정규리그 1위를 결정지었다. 역대 최단 경기 1위(46경기)라는 기록을 세우며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땄다. 4월8일 정규리그를 마치고 보름 만에 ‘봄 농구’를 시작한 SK는 초반에 흔들렸다. 1쿼터엔 0-10으로 끌려가다 4분30초 만에 워니의 3점슛으로 첫 득점을 했다. SK는 2쿼터 초반 한 때 13-28로 15점까지 뒤졌다. 하지만 이때부터 특유의 집중력으로 반격에 나섰다. 5분여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내리 18점을 넣어 31-28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SK는 이후 접전 흐름을 이어갔고, 53-50로 앞선 채 맞은 4쿼터엔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마무리를 했다. 워니는 4쿼터에 팀이 올린 12점 중 10점에 관여했다. 드리블 골파와 야투 등 개인기로 8점을 해결했고, 날카로운 어시스트로 오재현(7점)에게 손쉬운 골밑 득점을 만들어줬다.
워니 외에 SK 선수 중에선 김선형(10점)만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정규리그 국내 선수 MVP로 뽑혔던 안영준은 양 팀 통틀어 가장 긴 37분을 뛰었으나 3득점(9리바운드)에 묶였다.
전희철 SK 감독은 “이기긴 했지만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팀 전체의 목표가 아니라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뛰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KT는 허훈의 원맨쇼로 전반을 35-33로 마쳤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벌인 6강 플레이오프 5경기(3승2패)에서 평균 18.4점을 넣었던 허훈은 이날 전반에만 19점을 몰아쳤다. 그는 SK 오재현과 최원혁의 집중 수비 속에서도 3점슛 6개 중 5개를 꽂았다. 허훈은 3쿼터에도 5점을 추가했으나 4쿼터엔 무득점에 묶였다. 이날 허훈이 3점슛 9개를 시도해 6개를 성공한 반면, 나머지 KT 선수들은 3점슛 25개를 던져 24개를 놓쳤다. 레이션 해먼즈(18점 15리바운드)가 1개(12개 시도)를 넣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