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BL

[창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형이 동생을 잡고 77.8%의 확률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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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창원 LG는 24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 67대64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77.8%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을 잡은 54개 팀 가운데 42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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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두 팀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승3패로 팽팽했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2위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실제로 두 팀의 승차는 단 1경기에 불과하다.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위 LG(34승20패), 3위 현대모비스(33승21패)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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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쌍둥이 형제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쌍둥이 형 조상현 LG 감독과 동생 조동현 현대모비스 사령탑이 PO에서 처음으로 격돌했다. 팬들은 뜨겁게 응답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총 4501명이 자리했다. 평일 오후 경기임에도 사전 예매로만 4100석이 판매됐다. 양 팀 팬은 경기 시작 두 시간여 전부터 체육관을 찾아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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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의 키 플레이어는 외국인 선수였다. LG의 아셈 마레이와 칼 타마요(아시아 쿼터)는 정규리그 베스트5에 오를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의 게이지 프림과 숀 롱은 6강 PO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관건은 이들의 '멘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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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LG 감독은 "마레이에게는 계속해서 얘기를 했다. 지난 시즌에 판정 문제가 있었다. 이번 시즌엔 달라야 한다. 이번에는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해야하는 상황이다. 그가 흔들리면 어린 선수들은 더 흔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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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도 "정규리그 때도 그렇고 롱과 프림이 잘 맞아야 승리할 수 있다. 다만, 수비마다 다르다. 상대 수비가 강하면 짜증을 낼 수도 있다"며 "폭탄이지만(웃음) 그래도 미팅을 통해 얘기했다. 그만 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래도 내가 경기 중간중간 즉흥적인 것은 불러서 할 수밖에 없다. 우리 것만 잘하면 챔피언결정전 갈 수 있다고 했다. 경기를 망치지 말자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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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됐다. 초반 분위기는 현대모비스가 좋았다. 프림이 1쿼터에만 12득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반면, 마레이와 타마요는 다소 주춤했다. 조상현 감독은 대릴 먼로와 박정현을 투입해 빅 맨 변화를 줬다. 현대모비스가 1쿼터를 22-11로 앞섰다. 2쿼터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레이가 골밑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추격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2쿼터에만 실책 5개를 범하며 주춤했다. LG가 27-32로 추격하며 전반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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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LG가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정인덕과 유기상의 외곽포가 터졌다. 마레이는 골밑에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LG가 한때 45-37까지 달아났다. 현대모비스는 만만치 않았다. 이우석 이대헌의 3점슛으로 추격했다. 쿼터 종료 막판엔 서명진의 득점으로 49-48, 재역전에 성공했다.

운명의 마지막 쿼터가 열렸다. 추격전이 벌어졌다. 두 팀이 번갈아 득점하며 역전에 역전을 주고 받았다. LG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LG는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연달아 득점을 만들었다. 종료 4분41초를 남기고 58-53으로 달아났다. 현대모비스는 작전 시간을 불러 승부수를 띄웠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비디오 판독(VAR) 챌린지를 성공하며 공격권을 되찾았다. 이우석의 3점슛까지 묶어 분위기를 탔다. LG는 물러서지 않았다. 압박 수비로 상대 실책을 유발한 뒤 양준석의 외곽포로 점수 차를 벌렸다. 현대모비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에 마레이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경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경기 종료 20.2초를 남기고 2점 차 살얼음 경기가 진행됐다. 뒷심에서 LG가 웃었다.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창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