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 창원 LG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LG 선수들이 승리를 결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LET’S GO CRAZY(레츠 고 크레이지).’

창원 LG가 2025 프로 농구 플레이오프 4강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만든 티셔츠에 담은 문구다. ‘다 같이 미치자’, 즉 열광적으로 ‘봄 농구’를 즐기자는 의미다. LG는 약 8000만원을 들여 티셔츠 1만장을 마련해 홈 1-2차전을 찾은 연고지 팬들에게 나눠 줬다.

3차전이 열린 2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도 노란색 티셔츠 차림의 세바라기(세이커스 팬을 뜻하는 애칭) 500여 명이 입장했다. 이들은 홈 팀 현대모비스 팬 3800여 명이 입은 빨간 티셔츠의 물결에 묻히지 않고 응원 대결을 펼쳤다.

경기가 끝났을 땐 노란색으로 물든 관중석에서만 함성이 터져 나왔다. LG(정규 리그 2위)가 현대모비스(3위)를 76대74로 제치고 3승 무패로 5전 3선승제 시리즈를 끝냈기 때문이다.

LG는 3쿼터까지 57-58로 뒤지다 4쿼터에 흐름을 뒤집었다. 1-2차전에 이어 또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에 1점에 그쳤던 3년 차 가드 양준석이 후반에 16점을 몰아치며 팀 최다 득점(17점 7어시스트)을 했다. 그는 74-74로 맞서던 종료 5초 전 동료 칼 타마요(16점)의 슛이 림을 맞고 나오자 리바운드를 한 뒤 아셈 마레이(16점 17리바운드 7어시스트)에게 패스해 결승 득점까지 도왔다.

LG는 1997년 3월 창단 이후 세 번째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2001년엔 삼성에 1승 4패로 졌고, 2014년엔 모비스에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LG는 조상현 감독 체제에서 지난 2년 연속 정규 리그 2위를 하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챔프전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이번 시즌도 2위로 마쳤는데, ‘삼수(三修)’ 끝에 4강 PO를 통과했다. 챔프전에 선착한 LG와 패권을 다툴 파트너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 SK(1위)가 수원 KT(4위)에 2연승한 뒤 1패를 당한 상태다. 두 팀의 4차전은 29일 수원에서 열린다.

조상현 감독의 쌍둥이 동생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정관장을 3승 무패로 꺾고 올라왔던 기세를 살려가는 데 실패했다. 게이지 프림(19점 14리바운드)이 74-74였던 종료 1분 13초 전에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면서 반격 1승의 기회도 날아갔다. 모비스 국내 선수들은 아무도 두 자릿수 득점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