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역사상 첫 ‘더블(2관왕)’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와 ‘만년 2위’의 설욕을 노리는 울산 현대. 두 구단이 FA(축구협회)컵 역사상 첫 현대가(家) 더비로 치러진 결승 1차전에서 치열한 공방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팀은 4일 울산의 홈구장인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FA컵 결승 1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2차전은 8일 전북의 홈 그라운드인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1·2차전 합계 스코어로 우승팀을 가린다. 전북은 1996년 시작된 FA컵에서 통산 3차례(2000·2003·2005년), 울산은 2017년 한 차례 우승컵을 차지했다.

울산 공격수 주니오(오른쪽)가 4일 전북과 벌인 FA컵 결승 1차전에서 동점골을 넣는 모습. 1-1로 비긴 양 팀은 8일 2차전에서 우승컵의 향방을 가린다. /연합뉴스

작년에 이어 올 시즌도 전북에 밀려 2위에 그친 울산은 이날 총력전을 예고했다. 정규 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해 결국 리그 우승을 내줬던 김도훈 감독은 지난 2일 미디어데이에서 “우린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전북에 올해 세 번 졌으니 이번엔 꼭 이기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울산은 전반에 전북의 끊임없는 ‘닥공(닥치고 공격)’에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세 차례 전북의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가는 행운 속에 전반에 실점을 면했지만, 후반 4분 만에 무릴로에게 골을 내줬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한 울산 김도훈 감독은 후반 12분 신진호 대신 이동경을 투입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교체 투입 3분 후 울산의 동점골이 터졌다. 이동경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윤빛가람에게 패스했고, 윤빛가람은 문전으로 쇄도하는 주니오를 향해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올 시즌 리그 득점왕(26골) 주니오는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한 쪽은 전북이다. 1, 2차전 결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때 원정 다득점으로 우위를 가린다. 울산 홈에서 1골을 넣은 전북은 0대0으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다. 다만 부상 변수가 생겼다. 이날 후반 25분 오른쪽 수비수 이용이 울산 불투이스의 거친 태클로 교체됐다. 전북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경기 후 “이용의 부상이 심각하다. 쇄골이 부러져 올 시즌은 끝났다”며 “2차전은 홈에서 열리는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울산과의 계약 기간이 끝나는 김도훈 감독은 “결과는 아쉽지만 실점 이후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 2차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