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심준보

제77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 겸 2022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대한축구협회·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공동 주최)이 이제 단 세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23일 준결승(용인축구센터덕영-매탄고, 장훈고-평택진위FC), 25일 결승이 열린다. 고교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답게 향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꿈나무들이 여럿 눈에 띈다.

용인축구센터덕영(이하 용인 덕영)의 창은 김민재다. 용인 덕영은 이번 대회 6경기 22골을 퍼붓는 막강한 화력을 보였는데, 10번 공격수 김민재가 그중 9골을 책임지며 대회 득점 선두에 올라있다. 공동 선두 김창훈(전주영생고) 및 공동 3위(7골)에 올라있는 선수들이 속한 학교가 모두 탈락해 최소 한 경기를 더 치르는 김민재의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그는 빠른 스피드로 수비를 벗겨내 공간을 만든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통해 감아 차기 능력도 키워 득점력은 더 물이 올랐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유스팀 매탄고는 짠물 수비로 용인 덕영에 맞선다. 매탄고는 이번 대회 최소 실점(6경기 1실점)을 기록 중이다. 수비의 중심엔 심준보가 있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센터백, 윙백 포지션도 소화하는 등 다재다능하다. 186cm의 장신으로 제공권 장악에 능하고, 공을 정확하게 전달해 공격을 풀어나가는 능력도 갖췄다. 김석우 매탄고 감독은 “경기를 읽을 줄 아는 영리한 선수”라고 말했다.

평택진위FC의 미드필더 최우진도 이번 대회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뛰어난 드리블·패스로 공격의 출발점이 돼 프로 구단에서 눈여겨보는 유망주 중 하나다. 득점력도 갖췄다. 최우진은 지난 전주영생고와의 8강전에서 멀티골을 뽑으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스트라이커와 골키퍼를 오가는 이색적인 선수도 있다. 장훈고 1번 한태희는 서귀포축구센터와의 8강전에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골을 기록한 뒤, 후반부턴 장갑을 끼고 골대를 지켰다. 이후 골을 허용하지 않으며 4대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윤종석 장훈고 감독은 “196cm의 장신인 데다 반사 신경도 좋은 골키퍼인데, 필드에서의 기본기도 여느 공격수보다 월등하다. 미국 야구의 오타니처럼 모든 기량이 좋은 선수”라고 했다. 한태희는 이번 대회에서 두 골을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