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A매치는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무대였다. 소집의 화두도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당시 막 지휘봉을 잡아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6월 A매치 2연전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클린스만 축구'의 첫 시험대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에 온전히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케팅 등 기타 부대 행사를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A대표팀도 처음으로 직접 뽑은 선수들로 꾸려진다.

일정도 최종 확정됐다. K-POP 축제인 드림콘서트가 열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이 변수였다. 축구협회의 실사 결과, 다행히 잔디 상태가 나쁘지 않아 원안대로 A매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클린스만호는 6월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페루,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인천공항=연합뉴스

코칭스태프도 다시 완전체가 된다. 카타르아시안컵 조추첨 후 미국에 머물던 클린스만 감독은 6월 2일 입국한다.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를 비롯해 파올로 스트링가라 코치,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고치, 베르너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는 하루 앞선 6월 1일 한국땅을 밟는다.

인천공항=연합뉴스

미국에서 원격으로 코칭스태프, 축구협회와 소통한 클린스만 감독은 입국 후 곧바로 주말 열리는 K리그 경기장을 찾는다. 그리고 최종 조율을 거쳐 6월 5일 A매치 2연전에 소집될 선수들을 공개한다. 역시 '뉴페이스'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을 통해 클린스만 축구의 밑그림도 어느 정도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의 과제는 첫 승이다. 그는 3월 두 차례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우루과이에 1대2로 패했고, 콜롬비아와는 2대2로 비겼다. 시계도 빨라진다. 6월 12일 선수 소집에 앞서 시즌이 막 끝난 손흥민(토트넘) 등 유럽파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6월 5일부터 '출퇴근 훈련'을 실시한다. A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30일 귀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이들을 챙길 예정이다.

최근 카타르아시안컵 1차 운명이 결정됐다. 클린스만호는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함께 E조에 묶였다. 대한민국은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까지 연속 우승을 차지한 후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64년 묵은 아시안컵 우승 한을 풀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하고 있다.

9월에는 유럽 원정 A매치도 기다리고 있다. A대표팀이 유럽 원정을 떠나는 것은 2018년 3월 북아일랜드, 폴란드 원정 이후 5년6개월만이다. 첫 상대는 이미 웨일스(9월 7일)로 결정됐다. 두 번째 상대는 유럽팀 대부분이 이 기간 유로2024 예선이 잡혀 있어 타 대륙의 대표팀을 물색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진심 모드’다. 3월 A매치 후 유럽파들과의 면담을 통해 대표팀 분위기도 파악했다. ‘자신의 1기’ 소집에 대한 의욕도 굉장하다. 클린스만호의 두 번째 출항 시간이 다시 다가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