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캡처=이예찬 SNS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선수들의 유럽진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고등학생 유럽파'까지 탄생했다. 주인공은 영등포공고의 특급 센터백, 이예찬(18)이다.

유럽이적시장에서 정통한 관계자는 25일 스포츠조선에 "이예찬이 포르투갈 프리메라리가(1부리그)의 포르티모넨세로 이적한다. 이예찬은 현재 포르투갈로 넘어간 상태로,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하고, 사인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종 발표가 나면, 이예찬은 포르투갈 무대를 누비는 10번째 한국인 선수가 된다.

보기 드문 '현역 고교생'의 유럽 진출이다. 물론 과거에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손흥민(토트넘)이 동북고 재학 중 독일 함부르크와 계약을 맺었고, 남태희(요코하마)도 현대고 재학 시절 프랑스 발랑시엔을 통해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 남태희 등은 당시 대한축구협회 주도의 유망주 진출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으로 넘어간 뒤, 능력을 인정받아 계약을 맺었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민 셈이다.

이예찬은 다르다. 한국에서 고교 무대를 누비던 중 재능을 인정받아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포르티모넨세의 스카우트는 한국의 젊은 재능을 관찰하기 위해, 한국으로 직접 넘어와 아마추어 무대를 점검했고, 이 과정에서 눈에 띈 이예찬의 플레이에 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티모넨세는 최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 금배 대회까지 지켜보며, 이예찬을 집중 점검했다. 이예찬은 이 대회에서 딱 부러지는 활약으로 팀을 우승시켰다.

주목할 것은 1군 계약이라는 점이다. 고교생 신분이지만, 유스팀이나 B팀 계약이 아닌 1군 계약으로 가닥을 잡았다.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했다는 것은, 그만큼 포르티모넨세가 이예찬의 기량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었다.

이예찬은 흙속의 진주였다. 연령별 대표 경험도 없었다. 이예찬은 신장중에서 영등포공고로 진학 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예찬은 힘과 스피드는 물론 기술까지 갖춘 차세대 수비수로 평가 받고 있다. 대인방어 능력과 수비 조율 능력까지 지닌 이예찬은 특히 현대축구에서 중요한 빌드업 능력이 탁월하다. 1m84로 중앙 수비 치고는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탁월한 점프력과 센스로 높이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예찬을 향해 K리그 클럽들의 구애가 쏟아졌지만, 이예찬은 오래전부터 꿈꾼 유럽행을 택했다.

포르티모넨세는 최근 한국축구에 관심이 많다. 2021년 2월 당시 신트트라위던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던 이승우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승우는 당시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최근까지 '국대 수비수' 박지수가 뛰었다. 2023년 1월 영입된 박지수는 6개월간 주전으로 활약한 뒤, 중국 슈퍼리그 우한 산전으로 이적했다. 현재는 20세의 공격수 김용학이 뛰고 있다. U-20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김용학은 포르티모넨세도 주목하는 유망주다. 최근에는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나카지마 쇼야, 곤다 슈이치, 안자이 고키 등 일본 선수들로 재미를 봤던 포르티모넨세는 한국 선수로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포르티모넨세는 다른 한국 유망주 영입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예찬은 아직 졸업은 하지 않은만큼, 올 시즌은 포르투갈과 한국을 오갈 예정이다. 지난 시즌 15위로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던 포르티모넨세는 올 시즌 초반 두 경기에서 9골을 내주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필리페 헤우바스를 축으로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고 있지만, 불안한게 사실이다. 파울루 세르지우 감독이 수비진을 재편할 경우, 이예찬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