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손준호. /수원FC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32·수원FC)가 중국축구협회에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중국축구협회는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산둥 타이산에서 뛰었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는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날 손준호를 포함해 산둥 타이산과 장쑤 쑤닝, 상하이 선화, 선양 훙윈 등에서 뛴 선수 43명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17명에겐 5년 자격정지 징계를 각각 내렸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상하이 훙차오 공항에서 귀국하려다 연행돼 임시 구속됐다. 비(非)국가공작인원(비공무원) 수뢰 혐의, 즉 금품을 받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중국 공안은 형사 구류 기한이 만료되면서 손준호에 대한 구속 수사로 전환했고, 약 10개월간 공안 조사를 받던 그는 지난 3월 풀려나 귀국한 뒤 6월 수원FC에 입단해 K리그 무대에서 뛰고 있다. 손준호는 귀국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말을 아꼈다. 최근 홍명보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2차전에 뛸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손준호가 뽑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계속 지켜보고 있었지만, 뭔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중국축구협회에 문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라 리스크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손준호는 이번 중국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징계로 프로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중국축구협회가 징계 내용을 FIFA(국제축구연맹)에 전달하면, FIFA가 징계 위원회를 열어 내용을 검토한 후 각 회원국에 다시 통보한다. 보통 FIFA는 해당 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기 때문에 손준호는 국내외 어떤 프로 무대에서도 뛸 수 없게 된다. 다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는 방법은 있다. 2011년 K리그에서 발생한 승부 조작 사건 당시 대한축구협회가 이에 연루된 41명의 징계 내용을 이듬해 7월 FIFA에 통보했고, FIFA는 2013년 1월 이들의 징계를 전 세계 대표팀 경기와 프로 리그에 적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손준호 측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걸 밝히겠다”고 반발했다. 손준호의 소속 팀인 수원FC의 최순호 단장은 “우리 팀과 계약할 당시 손준호는 자신의 수뢰 혐의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고, 그 의견을 존중한다”며 “FIFA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손준호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