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안방에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을까. 홍명보(56) 축구 대표팀 감독이 10일 3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연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20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조 4위 오만(2승4패 승점 6), 25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3위 요르단(2승3무1패 승점 9)과 3차 예선 7·8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현재 B조에서 4승 2무(승점 1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2026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다. 한국은 앞선 예선 맞대결에서 오만을 3대1, 요르단을 2대0으로 이긴 바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홍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출전 시간이 적거나 부상이 많았고, K리그는 시즌이 일찍 시작되면서 선수들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서 선수 선발하기가 어려웠다”며 “우리 선수 6명이 옐로카드를 안고 있어 경고 누적으로 빠질 경우 등을 고려해 다른 때보다 많은 28명을 뽑았다”고 밝혔다.

손흥민(33·토트넘),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파와 K리그 득점 선두 주민규(35·대전)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이 그대로 합류한다. 부상으로 합류가 불투명했던 황희찬(29·울버햄프턴)과 황인범(29·페예노르트)도 이름을 올렸다. 코뼈 골절을 당했던 수문장 조현우(34·울산)도 돌아왔다. 홍 감독은 “황인범은 아직 실전 복귀를 못 했지만 훈련량을 100% 소화하고 있다고 한다”며 “황희찬은 소속 팀 직전 경기에서 복귀했고, 조현우도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했다.

2선에 활력을 더해주는 배준호(22·스토크시티), 양민혁(19·QPR), 엄지성(23·스완지시티)도 재차 부름을 받았다. 눈에 띄는 선수는 양현준(23·셀틱).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이던 작년 2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 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소속 팀에서 후보에 머무르며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으나 2월 이후 제 기량을 되찾았다. 최근 공식전 7경기서 4골 5도움. 1년 1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홍 감독은 “짧은 시간에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홍 감독이 가장 고심한 포지션은 양쪽 풀백이다. 작년 9월·11월 A매치 때 뽑혔던 풀백 자원인 이명재(32), 황문기(29)가 빠졌다. 이명재는 울산에서 잉글랜드 3부 버밍엄시티로 이적한 후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황문기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K리그4(4부) 평창에서 뛰고 있다. 오른쪽 풀백엔 붙박이 주전 설영우(27·즈베즈다)가 나서고 왼쪽에서 조현택(24·김천)과 이태석(23·포항)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조현택은 이번이 첫 대표팀 발탁이다. 설영우가 경고 누적이나 컨디션 난조로 빠질 경우엔 황재원(23·대구)이 그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홍 감독은 “조현택은 울산에 있을 땐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최근 많이 성장했고, 이태석은 지금 포항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황재원에 대해선 “이 포지션에서 공격력이 가장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이번에 2연승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일찍 확정하는 게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지만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편안하게 경기할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선 젊은 선수들이 공격적이고 능동적으로 경기하길 바란다”며 “젊은 선수들 패기와 손흥민·이재성(33·마인츠) 등 베테랑 선수들 경험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잔디 관리 문제로 대표팀 ‘안방’인 서울 월드컵 경기장이 아닌 고양과 수원에서 A매치를 치르는 점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홍 감독은 “축구가 기술적, 전술적으로 높은 수준이 됐는데 잔디가 받쳐주지 못하면 큰 문제”라며 “좋은 잔디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잔디 관리하는 주체들이 책임감을 가지길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