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주민규가 1일 울산을 상대로 득점한 뒤 달려가고 있다. / 연합뉴스

K리그 최고 스트라이커 주민규(35·대전)가 친정팀을 울렸다.

대전하나시티즌이 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축구 K리그1(1부) 원정 경기에서 주민규의 결승골에 힘입어 울산HD를 3대2로 눌렀다. 주민규는 이날 시즌 6호 골을 기록, 득점 선두를 내달렸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울산에서 뛰면서 2023시즌 득점왕에 오르는 등 팀 우승에 앞장선 그는 올 시즌 대전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득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동경(김천)·이호재(포항) 등 2위 그룹과는 3골 차다.

이날 승리로 5경기 연속 무패 행진(4승1무)을 달린 대전은 승점 16(5승1무1패)으로 2·3위 김천·서울(이상 승점 11)과 승점 차를 벌렸다. 리그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은 최근 3경기에서 1무2패로 부진하며 4위(승점 10)에 머물렀다.

원래 6월 15일 열려야 할 이 경기는 울산이 6월 14일 막을 올리는 2025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기 때문에 이날 앞당겨 치러졌다.

대전이 기세를 잡았다.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입단을 앞둔 19세 유망주 윤도영이 중원에서 전반 3분 발 바깥쪽으로 절묘한 아웃프런트 패스를 건넸고, 이를 잡은 신상은이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 시즌 1골 3도움을 올린 윤도영의 올 시즌 첫 어시스트. 2021년부터 대전에서 뛴 26세 공격수 신상은도 시즌 1호 골을 신고했다. 

전반 9분엔 페널티 지역 안에서 울산 수비수 윤종규가 신상은의 발을 걷어차는 장면이 나왔다. VAR(비디오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김현욱이 2분 뒤 파넨카 킥으로 부상에서 회복해 마스크를 벗고 나온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를 완벽히 속이며 2-0을 만들었다.

파넨카 킥은 골키퍼가 킥 방향을 예측해 한쪽으로 미리 몸을 던지는 걸 역이용해 힘을 빼고 느리게 가운데로 공을 차서 타이밍을 뺏는 기술이다.

울산은 전반 41분 반격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왼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이희균이 중앙으로 내줬고, 왼쪽 풀백 박민서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울산은 전반 종료 직전 동점을 만들었다. 고승범의 슈팅이 빗맞으며 흐른 공을 168cm 단신 미드필더 이희균이 왼발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후반 11분 주민규와 정재희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울산에서 뛰며 팀 우승에 앞장선 주민규가 올 시즌 대전으로 이적한 뒤 처음 밟는 울산 홈 그라운드였다.

주민규는 후반 18분 정재희가 헤더로 건넨 공을 머리로 콘트롤한 뒤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주민규는 친정팀 울산 팬을 의식하며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모습. 그는 올 시즌 유효 슈팅 7개 중 6개를 득점으로 연결하고 있다.

울산은 동점을 다시 만들기 위해 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대전 골문을 열지 못했다. 대전 원정 팬들은 울산 응원가 ‘잘 가세요~’를 부르며 승리를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