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50·미국)가 TGL 데뷔전을 치렀다. TGL은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손잡고 만든 실내 골프 리그다.

타이거 우즈가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소파이센터에서 열린 TGL 경기에 등장하고 있다./AP 연합뉴스

TGL 정규시즌 2차전은 미국 플로리다주 소파이센터에서 15일 오전 9시(이하 한국 시각)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우즈와 매킬로이가 설립한 회사 TMRW스포츠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제휴해 창설한 TGL은 실내 스크린골프에 각종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선수들은 티샷을 비롯해 긴 거리 샷을 할 때는 5층 건물 높이 초대형 스크린을 향하고, 50야드 이내 쇼트게임과 퍼팅을 할 때는 360도 회전하며 경사가 조정되는 그린 존(그린과 벙커 3개)으로 이동한다.

TGL에는 6팀이 속해 있는데, 이 중 주피터 링크스 골프클럽과 로스앤젤레스 골프클럽이 이날 맞대결했다. 주피터 링크스 골프클럽에선 우즈와 맥스 호마(35·미국·세계 랭킹 45위), 방송 해설가로도 활동하는 케빈 키스너(41·미국·832위)가 출전했다. 로스앤젤레스 골프클럽은 콜린 모리카와(28·미국·4위), 사히스 시갈라(28·미국·13위), 저스틴 로즈(45·잉글랜드·53위)가 나섰다. 팀당 선수 4명으로 구성되는데 경기에는 3명씩만 출전한다. 이날은 주피터 링크스 골프클럽의 김주형(23·23위), 로스앤젤레스 골프클럽의 토미 플리트우드(34·잉글랜드·10위)가 빠졌다.

지난주 TGL 개막전은 2시간 동안 생중계 평균 시청자 91만9000명을 끌어 모으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우즈의 첫 등장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우즈는 영화 록키 테마곡인 ‘아이 오브 더 타이거’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44·미국) 등 유명 인사들과 키건 브래들리(39·미국) 등 동료 골퍼들, 우즈의 아들 찰리(16) 등이 관중석에서 환호를 보냈다.

타이거 우즈가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소파이센터에서 열린 TGL 경기에 나서 초대형 스크린을 향해 1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우즈는 첫 티샷을 하기 전부터 오렌지색 천을 던지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TGL의 독특한 규칙인 ‘해머’다. TGL 경기는 15홀까지 진행되며 9홀은 팀원 3명이 교대로 샷을 하는 방식, 6홀은 1대1 맞대결 방식이다. 홀당 1점이 걸려 있는데 한 팀에서 ‘해머’를 던지면 홀 배점이 2배가 된다. 만약 상대 팀이 해머를 거부하면 그 홀은 비긴 것으로 처리된다. 한 팀에서 해머를 사용하면 다음 사용 권한은 상대 팀으로 넘어가며, 해머는 횟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교통사고 후 오래 걷는 것이 쉽지 않은 우즈에게 TGL 경기는 실력을 발휘할 기회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날 우즈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샷을 물에 빠뜨리거나 벙커를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하는 등 새로운 경기 환경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듯 실수가 이어졌다. 로즈와 1대1 맞대결을 펼친 10번홀(파5·616야드)에선 해머를 던졌으나 보기로 비겼다. 13번홀(파4·464야드)에선 한 벙커에서 두 차례 샷을 해 더블보기에 그치면서 파를 기록한 로즈에게 홀을 내줬다.

결국 우즈가 속한 주피터 링크스 골프클럽은 로스앤젤레스 골프클럽에 1대12로 완패했다. 그래도 평소에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우즈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21년까지 PGA 투어 통산 4승을 올렸으나 최근엔 PGA 투어를 풀타임으로 뛰지 않은 팀 동료 키스너는 이날 경기력이 내내 불안했는데, 모리카와와 1대1로 맞붙은 14번홀(파3·135야드)에서 키스너의 벙커샷이 깃대 중앙을 맞고 튀어나가자 우즈는 폭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키스너는 바로 다음 샷을 할 때는 홀을 아깝게 돌아나올 만큼 훌륭한 샷을 선보였고, 정신 없는 상황에서 우즈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눈물까지 보이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가운데)가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소파이센터에서 열린 TGL 경기 중 주피터 링크스 골프클럽 팀 동료 케빈 키스너를 향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