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석 사진전'을 열고 있는 박준석씨는 "2019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태극기를 활짝 편 고진영의 눈가에 맺힌 이슬을 보는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KLPGA 박준석 사진작가

“2019년 미 LPGA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긴장을 풀기 위해 껌까지 씹으며 경기했다. 하지만 우승을 확정 짓고 태극기를 들어 올리며 눈에 눈물이 맺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한 컷을 찍기 위해 출장을 온 것 같았다. 해외에서 태극기를 보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2003년부터 22년 동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공식 사진작가로 활동한 박준석씨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3월20일부터 4월6일까지 서울 강남구 캐논 갤러리에서 ‘박준석 사진전’을 열고 있다. 한국 여자 골프의 영광을 함께 했던 그는 한국 선수들이 다시 한번 날개를 펴고 세계 정상을 향해 날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2019년은 한국여자골프가 가장 찬란하게 빛나던 순간이었다. 고진영(4승), 김세영(3승), 허미정(2승), 박성현(2승), 이정은(1승), 지은희(1승), 양희영(1승), 장하나(1승) 등 한국 선수가 LPGA투어 33개 대회 가운데 45.5%인 15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미국이 8승으로 다승 2위였다.

미 LPGA 투어는 지난달 하순부터 태국(혼다 LPGA 타일랜드), 싱가포르(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중국(블루베이 LPGA)에서 경기를 치르고 나서 3주간 휴식기를 보냈다. 27일(현지시각)부터 나흘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파72·661야드)에서 열리는 포드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달러)으로 속개된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넬리 코르다(미국)를 비롯해 세계 톱10 선수들이 모두 나선다. 여자골프 세계 10걸은 1위 코르다, 2위 지노 티띠꾼(태국),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4위 인뤄닝(중국), 5위 해나 그린(호주), 6위 릴리아 부(미국), 7위 후루에 아야카(일본), 8위 고진영, 9위 유해란, 10위 찰리 헐(잉글랜드)이다.

시즌 개막전에서 정상에 오른 김아림은 CME글로브 레이스(753.25점)와 올해의 선수 포인트(39점)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 한명이다.

‘박준석 사진전’에는 박씨가 취재한 1100여 개의 골프 대회에서 약792만 번의 선수들 스윙을 기록한 것이 바탕이다. 캐논 코리아가 후원했다. 이번 전시는 ’792만 번의 스윙, 792만 번의 기록, 1/792만 초의 셔터’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연다. 전시는 KLPGA투어, 글로벌 넘버원, 비하인드 더 신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KLPGA투어에서는 투어의 역사와 주요 순간을 조명하고, 글로벌 넘버원에서는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KLPGA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비하인드 더 신에서는 경기장 안팎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노력과 땀을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