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가 2025 마스터스 연습라운드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10일 밤(한국 시각) 개막하는 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그린 재킷을 입었고, 올해 2연패이자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셰플러는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들어 어떤 대회보다 정말 잘 준비돼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스터스를 포함해 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두고 파리 올림픽 금메달도 획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셰플러는 연말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준비하다가 유리 조각에 손을 찔려 회복하느라 이번 시즌은 늦게 시작했다. 이번 대회 이전엔 6개 대회에 출전해 2주 전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의 준우승이 시즌 최고 성적이다.셰플러는 “일요일에 18홀을 쳤고, 어제는 비가 내려 실내에서 운동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오늘은 전반 9홀을 소화했고, 내일 후반 9홀을 칠 것”이라고 준비 상황을 밝혔다. 그는 “꽃가루와 날씨 때문에 차에서 내리면 눈물이 난다. 올해는 예년보다 좀 더 심한 것 같다”고 전한 그는 “그래도 괜찮다. 준비는 잘 됐다. 콧물이 나를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에 직격탄을 맞았다. 셰플러는 “많은 나무가 사라졌고 홀 사이를 바라볼 때 시야가 트이긴 했다”면서도 “하지만 쉬워졌다고 볼 수 없다. 전반적으로 코스는 좋은 상태이며, 그린이 정말 좋다. 또 한 번의 멋진 대회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셰플러와 우승을 다툴 선수로는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꼽힌다. 매킬로이는 4대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마스터스에서만 우승이 없다. 매킬로이는 올해 페블비치 프로암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승을 거두며 시즌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다.매킬로이를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느냐는 질문에, 셰플러는 “골프는 예측할 수 없는 경기다. 출전한 누구에게든 우승할 기회가 있다. 모두 이븐파에서 시작하고, 누가 기회를 잡느냐가 중요할 뿐”이라고 답했다. “매킬로이는 티샷을 과감하게 하며, 전체적으로 여유 있고 자유로운 느낌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대회 2연패에 대한 각오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셰플러는 “작년 기록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번 대회는 저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븐파에서 시작한다. 어려운 순간이 오면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성과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좋은 태도로 경기하며 모든 샷을 올바른 방식으로 하는 것에 더 집중한다. 그게 제게 ‘성공의 정의’다. 현재에 집중하며 한 주씩 나아가는 게 제 방식이다”라고 강조했다.

‘명인 열전’이라 불리는 마스터스에 올해 95명이 참가한다. 다섯 차례 그린 재킷을 입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