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 역대 LPGA 메이저 대회 최다인 5명이 연장 승부를 벌였다. 우승은 사이고 마오(24·일본)가 차지했다. 마지막 날 역전을 노렸던 김효주(30)는 공동 2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28일 미국 텍사스주 더 클럽 앳 칼턴 우즈(파72·6837야드)에서 열린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 4라운드를 공동 선두 사이고와 유해란(24)에게 4타 뒤진 공동 11위로 출발했다.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 인뤄닝(23·중국), 에리야 쭈타누깐(30·태국), 린디 덩컨(34·미국), 사이고와 동타를 이뤘다.
18번홀(파5·472야드)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김효주는 3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약 4m 버디 퍼트가 빗나갔다. 인뤄닝과 쭈타누깐은 파, 덩컨은 보기를 기록했다. 칩샷을 홀 1m 이내에 붙여 유일하게 버디를 잡아낸 사이고가 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달성했다. 지난달 포드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김효주는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추가할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이날 경기는 끝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1타 차 공동 선두로 출발한 사이고와 유해란이 부진한 사이, 쭈타누깐이 8번홀(파5)까지 이글 1개, 버디 2개를 잡아내며 선두로 올라섰다. 쭈타누깐은 9번홀(파4)과 13번홀(파5) 보기를 기록했지만, 18번홀에 들어설 때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유지해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마지막 홀 파만 기록해도 우승이 거의 확정적인 상황. LPGA 투어 통산 12승을 달성한 쭈타누깐은 2021년 2승을 올린 후론 우승이 없다.
하지만 18번홀 그린 주변 러프에서 큰 실수가 나왔다. 칩샷을 했는데 제대로 맞지 않아 공이 불과 몇㎝ 움직이는 데 그쳤다. 쭈타누깐은 4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투 퍼트로 보기를 기록하면서 연장전에 끌려갔다. 연장전에서도 쭈타누깐은 약 1.8m 퍼트가 홀을 돌아 나와 버디를 놓쳤다. 투온으로 이글 기회를 만든 인뤄닝도 약 4.5m 이글 퍼트가 빗나간 데 이어, 약 1.8m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면서 파에 그쳤다.
결국 우승은 4라운드 18번홀 약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가까스로 연장전에 합류했던 사이고에게 돌아갔다. 우승 상금은 120만달러(약 17억원). 우승자가 18번홀 그린 옆 연못에 뛰어드는 대회 전통에 따라 사이고는 매니저, 일본 TV 리포터와 손잡고 물속으로 점프했다. 캐디와 트레이너들이 뒤따라 들어가서 수영을 잘 못하는 사이고가 물밖으로 나오는 걸 도왔다. 2022~2023년 일본 여자 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6승을 거둔 사이고는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해 준우승에 두 차례 오르며 신인상을 받았다. 일본 선수의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은 역대 5번째, 이 대회 우승은 처음이다.
유해란은 17번홀까지 버디 1개, 보기 7개에 그쳤으나 18번홀 칩인 이글로 마무리하면서 고진영(30)과 나란히 공동 6위(5언더파)로 마쳤다. 최혜진(26)이 공동 9위(4언더파),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27·미국)는 공동 14위(2언더파), 윤이나(22)와 리디아 고(28·뉴질랜드)는 공동 52위(5오버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