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막내 이강인(21‧스페인 마요르카)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교체 투입된 후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으며 축구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축구 신동’으로 어렸을 때부터 주목받았던 이강인의 과거 영상도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이강인이 처음 이름을 알린 건 2007년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시즌3′였다. 당시 7살이던 이강인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고(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강인이와 아크 부근에서 골대 맞히기를 했는데, 나는 두 번 중 한 번만 성공시켰고 강인이는 왼발 킥으로 두 번 모두 크로스바를 맞췄다”고 기억했다. 유 전 감독은 “강인이는 왼발 킥, 드리블 등 가르치는 걸 스펀지처럼 쭉쭉 빨아들였다”고 했다.
이강인이 다시 한번 ‘축구 신동’으로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0년이다. 남아공 월드컵 특집으로 꾸며진 SBS ‘꾸러기 탐구생활’에서 이강인은 자신보다 3살 많은 6학년 형과 1대1 축구 시합을 벌였다. 화려한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 골 결정력까지 자유자재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합은 이강인의 완승으로 끝났다. 당시 이강인과 축구시합을 벌인 최한솔군은 현재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멤버 버논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당시 이강인은 축구를 잘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축구공과 친구가 돼라”고 조언했다. 최군은 “사람이 아닌 물건이랑 어떻게 친구가 되라는 거야. ‘안녕~’ 인사하면 축구공도 ‘안녕’해줘?”라고 물었다. 이강인은 “연습을 많이 하고 공을 항상 갖고 다니면 돼”라고 어른스럽게 대답했다.
이듬해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소년팀으로 유학길에 오른 후 2019년 1월 스페인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밟았다. 발렌시아 역사상 최연소로 리그 데뷔전을 치른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이강인은 2019년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한국 축구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부터는 한동안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26명의 최종 명단에 극적으로 이름을 올려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뤄냈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 2경기 연속 이강인을 교체 투입했다. 28일 열린 가나와의 경기에서 이강인은 후반 12분 교체돼 1분 만에 조규성(전북)의 만회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반짝이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강인은 ‘선발로 나오고 싶은 마음이 없느냐’는 물음에 “그 부분은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것”이라며 “저는 감독님 결정을 100% 신뢰하고, 기회가 되면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무 1패로 탈락 위기에 놓인 한국은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축구 신동’에서 월드컵 본선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선수로 성장한 이강인을 벤투 감독이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