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이 3일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상의를 벗고 세리머니하는 모습. 유니폼 안에 입고 있던 전자 성능 추적 기기가 겉으로 드러났다. /장련성 기자

기적적인 결승골의 주인공 황희찬(26·울버햄프턴)은 포르투갈과의 3차전이 이번 월드컵 첫 경기였다. 대회 전 소속팀에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앞선 1·2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3일 포르투갈전에서도 선발 명단에서 이름이 빠졌고, 두 팀이 1-1로 맞서던 후반 21분 교체 투입돼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황희찬은 투입되자마자 특유의 저돌적인 드리블을 선보이며 한국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간결하고 정확한 마무리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한국 선수 중 둘째로 빠른 최고 속도(시속 32.8㎞)로 경기장을 활발하게 누볐고, 경기 막판 딱 한번 찾아온 슈팅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을 12년 만에 16강에 올리는 중요한 골을 터뜨렸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황희찬은 경기 후 “(부상 때문에) 제가 힘을 보태지 못한 부분이 너무 미안했고, 아파도 상관없다는 정신력으로 준비했다”며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어서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또 “잘 쉬고 회복해서 16강에서 이기고 좋은 경기 보여드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황희찬의 ‘속옷’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희찬이 득점 후 상의를 벗고 세리머니를 했는데, 유니폼 안에 입고 있던 검은색 옷의 정체와 용도를 궁금해하는 반응이 온라인을 달궜다. 이 옷은 선수들의 각종 데이터를 측정하기 위한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EPTS·Electronic Perfomance and Tracking System) 장치다. GPS(위치 추적 장치), 가속도 센서, 심박 센서 등이 내장돼 있다. 선수들의 활동량, 달리는 속도, 활동 영역 등을 분석해 팀 훈련과 경기 전술 준비에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