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다 갑작스레 숨진 미국 기자 그랜트 월(48)에게 배정된 자리. 그를 위한 추모의 꽃다발이 놓여있다./AP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미국 기자가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가 앉을 예정이었던 취재석에는 추모의 꽃다발이 놓였다.

축구 전문 기자 그랜트 월(48)은 9일(이하 현지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취재하던 도중 쓰러졌다. 월이 쓰러졌을 때는 연장전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구급대원이 몇 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뒤 그를 하마드 종합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월은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숨졌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월과 함께 있던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에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월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언론인 라파엘 코어스는 “월은 쓰러지기 몇 분 전에도 트위터에서 본 농담에 웃고 있었다”며 “몹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월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그에 대한 추모가 경기장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10일 폭스뉴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월드컵 8강전이 열린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 취재석에는 사진과 꽃 한 다발이 놓였다. 매체는 “여기는 월에게 배정됐던 자리”라고 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측은 트위터를 통해 현장 사진을 올리면서 “오늘밤 우리는 월에게 지정된 좌석에서 그를 향해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있어야 했다”며 “우리의 마음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월의 아내 셀린느와 그의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잉글랜드와 프랑스 경기에 앞서 월에 대한 추모 의식도 열렸다. 알바이트 스타디움 내부 대형 스크린에 월의 사진이 걸렸고, 관중석에 있던 팬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추모했다.

스포츠계 인사들도 월을 위한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성명을 내고 “월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 것이 믿기지 않고, 매우 슬프다”며 “그는 여러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석했었다. 그의 축구에 대한 사랑은 엄청났고,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그의 보도를 그리워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프로농구(NBA)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미국 축구대표팀 주장 타일러 애덤스(리즈 유나이티드)도 소셜미디어에 추모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