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5)이 중국으로 귀화한 시점은 이번 달이 아니라 작년 6월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이 17일 관보를 통해 고시한 국적 상실자 명단엔 임효준이 작년 6월 3일 중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한 것으로 나온다. 그의 중국 귀화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6일 언론 보도를 통해서인데, 실제로는 이보다 9개월 앞서 중국 국적을 얻은 것이다.
임효준은 2019년 6월 ‘동성 후배 성희롱’ 사건을 일으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으며, 2020년 5월 1심에서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는 이 무렵 자신에게 꾸준히 귀화를 권유해 온 중국의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임효준은 당초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귀화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효준은 귀화가 결정된 뒤 중국 빙상연맹이 아닌 허베이성 빙상연맹과 플레잉코치 계약을 맺었다. 당시 ‘성희롱 사건’후 소속팀과 국가대표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림픽 출전보다는 운동하면서 일할 기회를 찾자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중국행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임효준이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뒤 2020년 11월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검찰이 상고해 사건은 현재 대법원으로 넘어간 상태다. 임효준은 무죄 판결이 나오기 전 빙상연맹에 국내 대회 참가 문의까지 했었다. 빙상연맹에 따르면 당시 법원 결정에 따라 자격정지 징계 효력이 중단된 상태라 국내 대회에 나설 수가 있었다. 일부에선 이에 대해 “임효준 측이 일단 중국 국적을 딴 뒤에도 국내에서 뛸 기회를 얻으면 다시 한국 국적을 되찾으려 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임효준은 이달 초 출국하려다 한 차례 거부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중국인 신분이면서도 따로 체류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의무’를 제대로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있었던 그는 최근 범칙금을 납부했다고 한다. 그가 이미 중국으로 떠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