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각) 열리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 ‘수퍼볼’ TV 광고를 가상 화폐 거래소들이 대거 사들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NFL(미 프로풋볼) 챔피언결정전인 수퍼볼은 1억명이 TV 중계를 보는데, 광고도 매년 화제가 된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수퍼볼 광고는 어떤 산업이 호황인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해 30초 광고의 단가는 700만달러(약 84억원), 초당 2억80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이 광고를 미국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가상 화폐 파생 상품 거래소 FTX, 가상 자산 결제 플랫폼 크립토닷컴 등이 따냈다. 캐나다 수퍼볼 방송 광고도 현지 가상 화폐 거래소 비트바이가 잡았다. WSJ는 “올해 수퍼볼은 닷컴 기업들이 수퍼볼을 점령해 ‘닷컴 볼’이라 불렸던 2000년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포춘은 올해 수퍼볼을 ‘크립토(가상 화폐를 줄인 말)볼’이라고 명명했다.
가상 화폐 거래소들은 작년 300억달러(약 36조원)의 투자금을 빨아들였다. 넘치는 자금이 광고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존 안틸 델라웨어대 교수는 “수퍼볼 같은 이벤트에서 광고하는 것은 합법성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를 통해 가상 자산 투자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바꾸려는 것”이라고 했다. 컨설팅업체 IEG에 따르면, 가상 화폐 거래소들은 올해 북미 지역 광고비로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 이상을 쓸 전망이다. 다만 창업자가 중국계인 세계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7일부터 수퍼볼 광고에 참여한 경쟁사들을 비판하는 광고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