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킴’(강릉시청)이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팀 킴’ 멤버인 김경애, 김은정, 김초희, 김선영(왼쪽부터)이 27일 세계 여자컬링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캐나다의 ‘팀 아이나슨’에 역전승하자 기뻐하고 있다. 한국 컬링이 세계선수권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 연합뉴스

팀 킴은 27일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4강전(캐나다 프린스 조지)에서 캐나다를 9대6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했다. 남녀 4인조와 혼성 2인조를 통틀어 한국이 세계선수권에서 입상한 것은 2019년 춘천시청(스킵 김민지)의 여자부 동메달이 유일했다. 팀 킴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위를 했으나 세계선수권에선 2018년 5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팀 킴은 이날 7엔드에 3실점하며 4-6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캐나다의 ‘팀 아이나슨’은 세계 랭킹 7위로 팀 킴(8위)보다 한 계단 위다. 여자 컬링 대회 중 가장 규모가 큰 ‘스코티스 토너먼트 오브 허츠’에서 2021년, 2022년 연속으로 우승한 강팀이다. 특히 수비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팀 킴은 위기 속에서도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8엔드에 상대 견제를 피해 2점을 따내며 동점을 만들고, 선공이라 불리했던 9~10엔드에도 1점과 2점을 추가했다. 컬링에선 후공을 해야 득점 기회가 높아진다. 팀 킴은 선공을 하면서도 2엔드 연속 ‘스틸’을 해낸 것이다.

팀 킴 4명은 승리 후 빙판 위에서 둥글게 얼싸안고 환호했다. 임명섭 감독과 후보였던 김영미도 감독석에서 두 손을 하늘로 뻗으며 기뻐했다. 스킵 김은정은 경기를 마치고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를 상대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부담이 됐는데,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압박감을 잘 이겨낸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팀 킴은 13팀이 참가한 예선에서 9승 3패를 기록했다. 중반까지 6전 전승으로 신바람을 내더니 이후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전에서 내리 졌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캐나다와 연장 대결을 한 끝에 8대7로 역전승하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기권한 일본에 부전승을 거뒀고, 예선 최종전에서 터키를 제압해 9승 3패로 예선을 마쳤다. 한국은 스웨덴, 캐나다와 공동 2위를 이뤘다. 대회 규칙에 따라 26일 ‘드로샷 챌린지(스톤을 하우스 정중앙에 가장 가깝게 던지는 팀이 승리)’로 순위를 가렸다. 한국(37.42㎝)이 캐나다(37.69㎝)에 0.27㎝ 앞서며 단독 2위로 4강(1-2위)에 직행했다. 지난달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예선 탈락에 그쳤던 아쉬움도 풀었다.

팀 킴은 한국 컬링 사상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도전한다. 28일 오전 8시에 스위스(베이징 올림픽 4위)와 우승을 다툰다. 스위스의 ‘팀 티린초니(세계 6위)’는 이번 대회 예선을 4위로 마친 다음 6강 플레이오프에서 미국을 8대6으로, 4강전에선 스웨덴을 7대5로 따돌렸다.

팀 킴은 스위스와 최근 두 차례 대결해 모두 졌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예선(4대8), 이번 세계선수권 예선(5대8)에서 패배를 당했다. 김은정은 “내일(결승전) 승리한다면 매우 기쁘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