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와 메시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카타르에서 오랜 숙원인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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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의 한 구절입니다. 소싯적에 자주 부르던 노래였는데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월드컵에선 팬들과의 이별을 앞둔 ‘살아있는 전설’들이 유독 많습니다. 카타르가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이 큰 선수들인데요.

팬들 입장에선 이제 다시 월드컵 무대에선 보기 어려운 선수들이라 아쉬움이 매우 클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11월에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카타르월드컵이 ‘라스트 댄스’가 될 선수들은 누구일까요? 이번 월드컵에서 마지막 춤을 출 주요 스타들을 나이순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알베스는 39세의 나이로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 트위터

◇ 다니 알베스

★ 1983년 5월 6일생 (만39세)

★ 브라질 국가대표 124경기 8골

★ 주 포지션: 오른쪽 수비수

★ 월드컵 본선 경력(2회 출전, 괄호 안은 팀 성적)

2010 남아공월드컵(8강): 5경기

2014 브라질월드컵(4위): 4경기

★ 기타 대표 주요 경력

2003 U-20 월드컵 우승

2007·2019 코파아메리카 우승(2019년엔 대회 MVP)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

브라질 대표팀의 오른쪽 수비수이자 주장인 다니 알베스(푸마스)는 39세에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승컵 수집가로 유명한 선수입니다.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 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명문 클럽을 두루 거치며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았습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컵도 세 번이나 들었죠.

알베스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며 개인 통산 43번째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38세에 올림픽에 나선 그는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조국 브라질에 금메달을 안겼죠.

그는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란 말이 실감 나는 선수입니다. 2019년 코파아메리카에서도 브라질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를 수상하는 등 30대 중반이 넘어서 오히려 브라질 대표팀에선 없어선 안 될 선수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입니다. 알베스는 유독 월드컵과는 큰 인연이 없는 선수였습니다. 23세이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베테랑 카푸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등 브라질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늦어지면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습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당시 인테르의 트레블 주역이자 세계 최고 풀백으로 꼽히던 마이콘에 주전 자리를 내줬죠. 4년 뒤 브라질월드컵에서는 부진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습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곤 지역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불과 대회를 한 달 남겨놓은 시점에서 무릎 십자 인대를 다치며 월드컵 출전이 불발됐습니다.

많은 팬들은 이 시점에서 알베스의 월드컵은 끝났다고 봤으나 그는 황혼을 불태우며 브라질을 2019 코파아메리카, 2020 도쿄올림픽 정상으로 이끈 뒤 이렇게 카타르월드컵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브라질 대표팀 주장으로 2019 코파아메리카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든 알베스. / 조선DB

브라질은 축구의 근본으로 통합니다. 다섯 번 정상에 서며 월드컵 최다 우승국의 영예를 가지고 있지만, 2002 한·일월드컵 이후엔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결승 진출에도 번번이 실패했고요.

주장 알베스와 함께 출격하는 이번 브라질 대표팀은 강력한 우승후보란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전력이 좋습니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와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 가브리엘 제수스(아스널) 등 화려한 공격진에 미드필드엔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파비뉴(리버풀) 등이 버티고 있습니다.

티아고 실바(첼시)와 마르퀴뇨스(파리 생제르맹),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등이 수비로 뛰고요. 리버풀의 알리송 베커가 골문을 지킬 예정입니다.

브라질은 세르비아·스위스·카메룬과 함께 G조에 속해 있습니다. 만약 브라질이 G조 1위, 우리나라가 H조 2위로 16강에 올라간다면, 두 팀은 16강전에서 맞붙게 됩니다. 우리로선 16강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대성공이지만, 이왕 올라간 만큼 브라질은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삼바 군단’에선 알베스와 함께 티아고 실바가 마지막 월드컵에 나설 전망입니다. 어느덧 38세가 된 실바는 이번이 4번째 월드컵입니다.

실바는 브라질월드컵 당시 8강전에서 쓸데없는 파울로 옐로카드를 받아 4강전에 뛸 수 없었는데, 실바가 뛰지 않는 그 경기에서 브라질은 독일에 1대7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맹활약하며 대회 베스트11에 뽑혔지만, 팀의 8강 탈락을 막진 못했습니다.

유로 2012 당시 호날두. / 조선DB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1985년 2월5일생(만37세)

★ 포르투갈 국가대표 191경기 117골

★ 주 포지션: 스트라이커, 왼쪽 윙어

★ 월드컵 본선 경력(4회 출전)

2006 독일월드컵(4위): 6경기 1골

2010 남아공월드컵(16강): 4경기 1골

2014 브라질월드컵(조별리그): 3경기 1골

2018 러시아월드컵(16강): 4경기 4골

★ 기타 대표 주요 경력

2016 유로 우승

2004·2008·2012·2016·2020 유로 5회 연속 출전(25경기 14골)

2018-2019 네이션스리그 우승

2018 러시아월드컵 스페인전에서 프리킥을 차는 호날두. 그는 이 킥을 성공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 조선DB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는 이번이 5번째 월드컵입니다.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A매치에서 117골을 터뜨렸는데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죠.

천하의 호날두도 2026 북중미월드컵 때는 41세가 되니 카타르가 마지막 월드컵 무대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유럽축구선수권(유로)은 2024년, 한 번 더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호날두는 유로에선 2016년 우승을 차지하는 등 빛나는 업적을 쌓았습니다. 유로에 5회 연속 나와 14골로 최다 골 기록을 보유 중입니다. 유로 2020엔 5골(PK 3골)로 득점왕도 차지했죠.

호날두는 월드컵의 경우엔 네 번의 대회에서 17경기에 나와 7골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호날두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팀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이후엔 성적이 신통치 않습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 탈락, 브라질월드컵에선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호날두는 각각 한 골씩 넣었고요.

호날두는 지난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4골을 넣었습니다. 특히 스페인과 조별리그 경기가 명승부였죠. 호날두는 2-3으로 뒤진 후반 43분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적중하며 해트트릭을 완성,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습니다.

하지만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16강에서 우루과이에 1대2로 패했습니다. 호날두는 월드컵 16강 이후 토너먼트에선 아직 골이 없습니다.

이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둘 중 누가 먼저 카타르에서 월드컵 토너먼트 골 가뭄을 해갈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네요.

유로 2016 우승컵에 입 맞추는 호날두. / 트위터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H조에 속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3차전에서 맞붙습니다.

포르투갈 멤버는 아주 화려합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출신이 많죠.

세계 최고 풀백으로 꼽히는 주앙 칸셀루와 최정상급 센터백 후벵 디아스,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는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 등이 포르투갈 대표로 이번 월드컵에 나섭니다.

그 밖에도 맨유 공격의 핵인 브루노 페르난데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스타 주앙 펠릭스, 최근 떠오르는 하파엘 레앙(AC밀란) 등이 있죠. 정말 화려한 선수 구성인데 은근히 최근엔 고전한 경기가 많았습니다.

네이션스리그에서 지난 6월엔 스위스에 0대1로 패했고, 9월에는 스페인에 0대1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리버풀의 공격수 디오고 조타는 지난 17일 종아리를 다쳐 월드컵에 나설 수 없게 됐죠.

호날두는 최근 맨유에서나 포르투갈에서나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부 포르투갈 현지 팬들은 호날두를 대표팀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호날두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내심 한국전에 호날두가 주전으로 나오길 희망하는 국내 팬들도 많습니다.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영웅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절로 느껴집니다.

포르투갈의 또 다른 약점은 감독이 꼽힙니다. 2014년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는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보수적으로 팀을 운용하는 스타일입니다. 수비에 치중한 나머지 현재 화려한 포르투갈의 공격 멤버들을 잘 살리지 못한다는 평가도 받고요. 과감한 세대교체도 필요한데 여전히 호날두에게 믿음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호날두를 바라보는 국내 팬들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유벤투스 소속이던 2019년, 그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방한 경기에서 1분도 뛰지 않고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자 호날두를 ‘우리 형’이라 부르던 팬들도 ‘날강두’라 칭하며 차갑게 돌아섰습니다.

국내 팬들은 카타르에서 한국 축구가 호날두를 상대로 ‘복수’를 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조별리그 3차전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모드리치가 2018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중거리 슛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 조선DB

◇ 루카 모드리치

★ 1985년 9월9일생(만37세)

★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154경기 23골

★ 주 포지션: 공격형·중앙 미드필더

★ 월드컵 본선 경력(3회 출전)

2006 독일월드컵(조별리그): 2경기

2014 브라질월드컵(조별리그): 3경기

2018 러시아월드컵(준우승): 7경기 2골, 골든볼

★ 기타 대표 주요 경력

2008·2012·2016·2020 유로 4회 연속 출전(13경기 3골)

크로아티아의 주장이자 주전 미드필더인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도 나이를 잊은 선수입니다. 33세였던 2018년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라선 그는 37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스페인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미드필더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모드리치의 모습을 보면 그 엄청난 스태미너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모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뤄내는 등 ‘빅 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별칭)’를 다섯 번이나 들었습니다. 하지만 클럽 커리어에 비해 대표팀 경력은 상대적으로 초라했습니다.

유럽 전통의 강호라 하기엔 모자람이 있는 크로아티아 국가대표였기 때문이죠. 크로아티아는 인구 403만의 소국(小國)입니다.

모드리치는 2006년 독일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그때만 해도 후보였죠.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크로아티아가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모드리치는 2014년 브라질에서 8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이었죠.

2018 러시아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페널티킥을 차는 모드리치. / 조선DB

이런 커리어가 계속됐다면 모드리치의 대표팀 경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큰일을 내고 맙니다.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아이슬란드와 함께 한 조에 속하며 까다로운 조 편성이란 평가를 받은 크로아티아는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합니다. 특히 모드리치는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와 벌인 2차전에서 그림 같은 중거리 슛을 골망에 꽂으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죠.

크로아티아는 토너먼트에 올라가서도 승승장구합니다. 16강에서 덴마크, 8강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승부차기를 벌여 잇달아 승리를 거둡니다. 모드리치는 16강 연장전에서 페널티킥을 놓치며 역적이 될 뻔했지만,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의 신들린 승부차기 선방 덕분에 4강에 올라갑니다.

잉글랜드와 4강전에서 크로아티아는 3경기 연속 연장전에 돌입합니다. 모드리치는 연장 후반 교체될 때까지 미친 듯한 활동량을 과시하며 팀을 이끌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결국 연장 후반 4분 터진 마리오 만주키치의 결승골로 2대1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합니다.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 1차전 나이지리아전에서 교체 출전을 거부한 니콜라 칼리니치를 퇴출시키고 22명만으로 월드컵을 치르면서도 결승에 오를 때까지 팀 전체가 732㎞를 뛰었습니다.

이는 서울에서 제주도에 갔다가 다시 부산에 가는 것과 비슷한 거리죠. 러시아월드컵의 크로아티아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을 절로 생각나게 했습니다.

대망의 결승전.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는 프랑스와 난타전을 벌였지만 아쉽게 2대4로 패하고 맙니다. 그래도 전 세계 축구 팬들은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준 크로아티아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월드컵에서 벨기에·캐나다·모로코와 함께 F조에 속해 있습니다. 모드리치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인 카타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요?

독일의 노이어 골키퍼가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 이후 트로피를 들고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트위터

◇ 마누엘 노이어

★ 1986년 3월 27일생(만 36세)

★ 독일 국가대표 113경기

★ 포지션: 골키퍼

★ 월드컵 본선 경력(3회 출전)

2010 남아공월드컵(3위): 6경기 3실점

2014 브라질월드컵(우승): 7경기 4실점, 골든글러브

2018 러시아월드컵(조별리그): 3경기 4실점

★ 기타 대표 주요 경력

2012·2016·2020 유로 3회 연속 출전(15경기)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는 개인 통산 4번째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선수 생명이 긴 골키퍼라 카타르가 마지막 월드컵이 아닐 수도 있지만, 36세 나이로 볼 때 2026 북중미월드컵까지 주전으로 나서기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구나 독일은 좋은 골키퍼들이 워낙 많은 나라니까요.

참고로 월드컵 최고령 출전 기록은 대부분 골키퍼의 차지입니다.

1위는 이집트의 골키퍼 에삼 엘-하다리가 러시아월드컵에서 세운 45세161일입니다. 2위 파리드 몬드라곤(콜롬비아·43세 3일)도 골키퍼죠. 필드 플레이어로는 신명 나는 댄스 세리머니로 올드 팬들에게 익숙한 로저 밀러(카메룬·42세39일)가 최고령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이어는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였던 레네 아들러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 자리를 꿰찼습니다. 첫 월드컵에서 무실점 경기 3회 등 안정적인 선방을 보이며 독일이 4강에 오르는데 기여했습니다.

노이어 경력의 하이라이트는 2014 브라질월드컵입니다. 조별리그에서 두 번의 무실점 경기를 해낸 그는 알제리와 벌인 16강전에선 수시로 골문을 비우고 나와 상대 공격을 저지하며 ‘스위퍼 키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노이어는 골키퍼의 활동 반경을 비약적으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입니다.

그는 프랑스와 맞붙은 8강전에선 경기 종료 직전 카림 벤제마의 날카로운 슈팅을 한 손으로 무심하게 쳐내는 명장면을 만들며 1대0 승리의 주역이 됐습니다.

그리고 역사에 남을 4강전. 독일은 홈팀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브라질을 상대로 7골을 쏟아부었고, 노이어는 단 한 번의 실점 장면에서 화난 표정을 지으며 ‘자비심이 없다’는 얘길 들었죠.

노이어의 독일은 결승전에서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1대0으로 꺾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합니다. 노이어는 7경기 4실점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거듭납니다.

러시아월드컵 한국전에서 공격에 깊게 가담한 노이어. 이 공을 뺏어낸 주세종이 긴 킥을 연결해 손흥민의 추가골이 나올 수 있었다. / 조선DB

4년 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노이어는 바르셀로나의 주전 골키퍼로 맹활약하던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켄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습니다. 많은 팬들이 테어슈테켄을 원했지만, 요아힘 뢰브 감독은 노이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그는 한국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선사합니다.

멕시코에 0대1로 패했지만, 스웨덴에 2대1 승리를 거둔 독일은 한국과의 3차전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에게 실점을 허용한 뒤 노이어는 급한 나머지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에 가담했습니다. 주세종이 노이어의 공을 빼앗아 장거리 패스를 날렸고, 손흥민이 전력 질주 끝에 이를 추가골로 연결했죠.

네, 다들 아시는 ‘카잔의 기적’입니다.

독일은 한국에 0대2로 패하며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고, 노이어도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노이어는 카타르에서도 주전 수문장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코스타리카·일본과 E조에서 16강 진출을 다툽니다. 그는 유로 2024 때까지도 은퇴할 생각은 없다고 하네요.

지난 3월 월드컵 지역 예선 페루전이 끝난 뒤 수아레스. / 조선DB

◇ 루이스 수아레스

★ 1987년 1월 24일생(만 35세)

★ 우루과이 국가대표 134경기 68골

★ 주 포지션: 중앙 공격수

★ 월드컵 본선 경력(3회 출전)

2010 남아공월드컵(4위): 6경기 3골

2014 브라질월드컵(16강): 2경기 2골

2018 러시아월드컵(8강): 5경기 2골

★ 기타 대표 주요 경력

2011 코파아메리카 우승(대회 MVP)

2011·2019·2021 코파아메리카 출전(15경기 6골)

2010 남아공월드컵 멕시코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린 수아레스. / 조선DB

루이스 수아레스(클루브 나시오날)도 카타르를 마지막으로 월드컵 무대를 떠날 것으로 보이는 수퍼스타입니다. 수아레스는 한국 축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죠.

수아레스는 첫 월드컵인 남아공 대회에서 디에고 포를란, 에딘손 카바니와 함께 팀을 4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국내 팬들은 우리와 맞붙은 16강전을 잊을 수 없죠.

경기를 앞두고 포를란 경계령을 내렸던 한국 축구는 미래의 스타 수아레스에 두 골을 먹고 1대2로 패배, 짐을 쌌습니다.

특히 현장을 취재한 저로선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35분, 수아레스의 슈팅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한국 골망에 꽂히는 장면이 여전히 생생히 기억납니다.

수아레스는 가나와 8강전에서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을 만듭니다. 1-1로 맞선 연장 종료 직전 골문을 향한 공을 손으로 블로킹하면서 레드카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이 페널티킥을 놓치며 퇴장을 각오한 수아레스의 ‘신의 손’ 작전은 성공합니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고, 우루과이가 승리하며 4강에 진출하죠.

이렇게 남아공에서 악연을 맺은 우루과이와 한국, 가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H조로 같은 조에 속했습니다. 나머지 한 나라는 포르투갈인데 포르투갈 역시 지난 러시아월드컵 16강에서 우루과이에 패한 적이 있기 때문에 H조는 사실상 우루과이와, 우루과이에 설욕을 다짐하는 세 나라로 구성됐다고 볼 수 있네요.

2014 브라질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상대 수비수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고난 직후의 수아레스. / 조선DB

수아레스는 4년 뒤 브라질에서도 희대의 명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이탈리아와 3차전에서 상대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어버렸죠. 아약스와 리버풀 시절에 이미 비슷한 장면을 연출하며 ‘핵이빨’로 불렸던 그는 이번엔 9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브라질월드컵 출전도 끝이 났습니다.

수아레스는 러시아월드컵에선 팀의 8강행에 기여했지만, 8강에서 프랑스에 0대2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2021-2022시즌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뛴 그는 이후 우루과이 리그로 돌아가 친정팀 클루브 나시오날에 몸을 담았습니다. 카타르월드컵 이후 다시 유럽 무대를 노크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루과이엔 수아레스와 동갑내기 스타가 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공격수인 카바니죠.

수아레스와 함께 3회 연속 월드컵에 나선 그는 이번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합니다. 9월 A매치 명단에 뽑히지 못한 그는 최근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라 리가 엘체전에서 두 골로 건재를 과시하며 월드컵 출전의 희망을 이어갔습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아쉬운 준우승 후 우승 트로피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메시. / 트위터

◇ 리오넬 메시

★ 1987년 6월 24일생(만 35세)

★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164경기 90골

★ 주 포지션: 중앙 공격수, 윙어

★ 월드컵 본선 경력(4회 출전)

2006 독일월드컵(8강): 3경기 1골

2010 남아공월드컵(8강): 5경기

2014 브라질월드컵(준우승): 7경기 4골, 골든볼

2018 러시아월드컵(16강): 4경기 1골

★ 기타 대표 주요 경력

2021 코파아메리카 우승(대회 MVP, 득점왕)

2007·2011·2015·2016·2019·2021 코파아메리카 출전(34경기 13골)

2005 U-20 월드컵 우승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22 피날리시마 우승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박지성과 공을 다투는 메시. / 조선DB

월드컵 우승 빼고는 다 이뤄본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과연 카타르에서 웃을 수 있을까요? 메시가 카타르에서 우승컵을 드는 순간 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배인 디에고 마라도나를 확실히 넘게 됩니다.

메시는 클럽 커리어에선 마라도나를 압도하지만,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역사에 남을 맹활약으로 아르헨티나를 정상에 올려놓은 마라도나에 비해 대표팀 경력에선 처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없기 때문이죠.

메시도 호날두처럼 이번이 다섯 번째 월드컵입니다. 그는 이미 “월드컵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카타르가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메시는 19세이던 2006년 독일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선 한국과 상대하기도 했죠. 당시 한국 수비진이 메시에 쏠린 사이 곤살로 이과인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는 4대1 대승을 거뒀습니다.

남아공월드컵은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던 시절 참가한 대회였지만 마라도나 감독의 잘못된 전술과 팀 동료들의 지원 부족 등으로 인해 아르헨티나는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메시는 무득점으로 대회를 끝냈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골든볼 트로피를 든 메시. 우승을 하지 못해 침울한 모습이다. 왼쪽은 골든글러브를 받은 노이어 골키퍼. / 조선DB

2014 브라질월드컵은 메시에게 두고두고 아쉬운 대회입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만난 조별리그 1차전(1골), 이란과의 2차전(1골), 나이지리아와 벌인 3차전(2골)에서 잇달아 골망을 가르며 3경기 연속 MOM(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메시는 스위스와 벌인 16강전(1대0 승)에서도 결정적인 키 패스를 8회나 밀어 넣고, 결국엔 앙헬 디마리아의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4경기 연속 MOM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아르헨티나는 8강에선 벨기에, 4강에서는 네덜란드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결승에서 독일에 0대1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죠. 연장전에서 독일의 마리오 괴체에게 결승골을 허용했습니다. 대회 MVP인 골든볼의 주인공이 된 메시가 전혀 기뻐하지 않고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이 화제가 됐죠.

메시는 4번째 월드컵인 러시아 대회에선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도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선 멋진 골로 2대1 승리를 이끌었죠. 하지만 16강에서 프랑스를 만나 3대4로 패하고 맙니다.

메시는 월드컵뿐만 아니라 남미 최강자를 가리는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우승을 참 어렵게 일궈냈습니다. 2015년 코파아메리카 결승에서 칠레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이듬해 대회 개최 100주년을 맞이해 열린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도 결승에서 칠레를 맞아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당시 1번 키커로 나와 어이없이 뜬 공을 차버린 메시는 아르헨티나가 패하자 눈물을 흘렸죠. 그는 브라질월드컵부터 이어진 3연속 준우승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고 맙니다.

2021년 코파아메리카 우승컵을 든 메시. 그의 오랜 메이저대회 우승 가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 조선DB

이후 전국민적인 은퇴 번복 캠페인이 일어나면서 메시도 곧 대표팀 복귀를 발표하죠.

메이저 대회 우승컵에 굶주린 메시는 2019년 코파아메리카에선 4강에서 브라질에 덜미를 잡히며 또 한 번 좌절하지만, 작년 코파아메리카에서 결국 우승을 이뤄냅니다. 메시는 결승에서 디마리아의 골에 힘입어 네이마르가 이끈 브라질을 1대0으로 물리치고 드디어 우승컵에 입을 맞췄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멕시코·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C조에 속해 있습니다. 무난한 조 편성이라 토너먼트 진출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44세의 젊은 사령탑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지난 9월 자메이카를 3대0으로 제압하며 3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습니다. 이날 메시는 2골을 기록했죠.

스칼로니 감독은 공·수 밸런스를 잘 잡아 놓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와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맨유) 등이 수비진에 버티고 있고, 미드필드는 앙헬 디마리아(파리 생제르맹)와 귀도 로드리게스(베티스), 로드리고 데파울(아틀레티코) 등이 지킵니다.

공격진엔 메시와 함께 라우트로 마르티네스(인테르)와 훌리안 알바레스(맨시티) 등이 있고요. 무엇보다 애스턴 빌라의 주전 수문장인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존재가 든든합니다.

페널티킥을 워낙 잘 막아 승부차기가 잦은 월드컵에서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2021년 코파아메리카 4강전에서 콜롬비아 키커 3명의 킥을 막아내며 아르헨티나 우승에 큰 공을 세웠죠.

문제는 부상입니다. 최근 파울로 디발라(로마)가 허벅지를 다치며 월드컵 출전이 불발되는 분위기입니다. 메시에겐 영혼의 파트너이자 역시나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이 큰 34세 베테랑 디마리아도 허벅지 부상을 당했습니다.

역시나 허벅지 통증으로 리그 경기를 건너뛴 메시는 “디발라와 디마리아의 부상이 걱정된다”며 “다음이 내 차례가 될까 봐 우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팬들은 메시가 무사히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 서서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추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엔 월드컵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벤제마는 2022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 트위터

◇ 카림 벤제마

★ 1987년 12월 19일생(만 34세)

★ 프랑스 국가대표 97경기 37골

★ 월드컵 본선 경력(1회 출전)

2014 브라질월드컵(8강): 5경기 3골

★ 기타 대표 주요 경력

2008·2012·2020 유로 출전(10경기 4골)

2020-2021 네이션스리그 우승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8일 한 해 최고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공정성을 위해 이번부터 연도가 아닌 시즌(2021-2022시즌)으로 퍼포먼스를 평가했는데 2021-2022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이로운 득점력을 보이며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을 이끈 벤제마에게 상이 돌아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벤제마는 세계 기자단 투표 결과 사디오 마네(바이에른 뮌헨)와 케빈 더브라위너(맨시티)를 제치고 남자 선수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만 34세 10개월인 그는 초대 수상자인 스탠리 매슈스(당시 41세·잉글랜드) 이후 가장 나이가 많은 수상자로도 이름을 올렸죠.

1987년 12월생 동갑내기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 뛰었던 아르헨티나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인터 마이애미)이 이날 현역에서 은퇴한 것과 비교하면 벤제마는 늦은 나이에 꽃을 피운 셈입니다.

벤제마는 1998년 지네딘 지단 이후 24년 만에 이 상을 받은 프랑스 선수이기도 했죠. 하지만 정작 그의 프랑스 대표팀 경력은 아쉬움이 남는 편입니다. 일단 월드컵에 한 번밖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벤제마는 선수를 뽑을 때 별자리를 보는 등 기행을 일삼았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의 외면 속에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습니다. 브라질월드컵에선 3골을 넣으며 팀을 8강으로 이끌었지만, 독일에 0대1로 패하며 짐을 쌌습니다.

이후 벤제마는 큰 사건을 겪습니다. 2015년 프랑스 대표팀 동료였던 마티외 발부에나가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하는 과정에서 돈을 뜯어내려 한 일당을 도운 혐의로 기소가 된 것입니다.

벤제마는 오랜 재판 끝에 작년 11월 집행유예 1년과 7만5000유로의 벌금을 선고받았습니다. 특히 벤제마가 협박범인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발부에나를 비웃고 조롱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발부에나가 협박범에게 돈을 주게끔 조장하는 전화 녹음이 공개되는 바람에 자국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벤제마는 재판이 진행되던 6년 동안 대표팀에서 제외됐죠. 프랑스가 정상에 오른 2018 러시아 월드컵에 그가 나서지 못한 이유입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온두라스전에서 골을 터뜨리고 기뻐하는 벤제마. / 조선DB

발롱도르 수상으로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오른 그가 이번 월드컵에서 제대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요? 대회 2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프랑스는 덴마크·호주·튀니지와 함께 D조입니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라파엘 바란(맨유) 등 러시아월드컵 우승 멤버들이 건재한 프랑스는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주전 골키퍼이자 주장인 위고 요리스(토트넘)는 네 번째 월드컵에 나섭니다. 1986년생인 그는 벤제마와 마찬가지로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일 가능성이 큽니다.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석한 벤제마는 “나는 프랑스 대표팀과 월드컵 우승을 이뤄내고 싶다. 월드컵에서 모든 걸 쏟아내겠다”고 말했습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부스케츠. / 조선DB

◇ 세르지오 부스케츠

★ 1988년 7월 16일생(만 34세)

★ 스페인 국가대표 139경기 2골

★ 월드컵 본선 경력(3회 출전)

2010 남아공월드컵(우승): 7경기

2014 브라질월드컵(조별리그): 2경기

2018 러시아월드컵(16강): 4경기

★ 기타 대표 주요 경력

2012 유로 우승

2012·2016·2020 유로 출전(14경기)

한때 차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황금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던 세르지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도 어느덧 마지막일지 모를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34세의 부스케츠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이끌던 시절 “엔트리를 짤 때 메시보다 부스케츠를 먼저 넣었다”고 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춘 미드필더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던 선수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에 입맞추는 부스케츠. / 트위터

스페인 국적의 부스케츠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 멤버입니다. 당시 전 경기에 출전하며 사비 알론소와 함께 중원을 든든히 지켰습니다. 부스케츠-알론소 라인은 유로 2012 우승도 일궈냈죠.

그는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에도 출전하는 등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39경기를 뛰었습니다. 이번 월드컵엔 주장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그는 유로 2020에서 세르히오 라모스가 대표팀 명단에서 탈락하면서 카탈루냐인으로는 최초로 스페인 주장이 됐습니다.

스페인에는 수비수인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첼시)와 조르디 알바(바르셀로나)도 33세라 2026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합니다.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를 연속 제패하며 한때 세계 축구의 최강국으로 군림했던 스페인은 최근엔 메이저 대회 성적이 신통치 않습니다. 부스케츠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은 카타르에서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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