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김민재가 수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27·나폴리)가 자신의 ‘대표팀 은퇴 시사’ 발언으로 파장이 일자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김민재는 29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쓰고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팬 분들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대표선수를 하면서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선발로 출전할 때 당연시 여기지 않았다”며 “잔 부상이 있다, 비행시간이 길다, 경기가 많아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 한 경기도 없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고 했다.

이어 “어제의 인터뷰로 제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49경기는 없어졌고, 태극마크의 의미와 무게와 모든 것들을 모르고 가볍게 생각하는 선수가 돼 버렸다”며 “마냥 재밌게만 했던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상태였다. 멘탈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나는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이 힘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지금 제가 축복받은 선수임을 잘 인지하고 있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모든 부분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됐음을 알아주시고 대표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 점,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민재가 29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인스타그램

앞서 김민재는 전날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대2로 패한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힘들고 멘탈적(정신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며 “당분간이 아니라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힘들다는 건 이적설 때문이냐’는 물음에 “아니다. 그냥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고.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신경을 쓰고 싶다”고 답했다.

또 ‘지금 발언이 대한축구협회와 조율이 됐느냐’고 묻자 그는 한참 뜸을 들인 후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 이야기는 나누고 있었는데, 이 정도만 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이후 여러 언론과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김민재가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일각에서는 경솔한 발언이었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민재는 이날 소속팀 복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때 문제의 발언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대한축구협회 측은 “김민재가 ‘다음에 더 집중하겠다’는 말을 했고 선수들과도 좋은 분위기 속에 헤어졌다”며 은퇴 시사는 결코 아니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