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소속 김민재(27‧나폴리)가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마친 후 믹스트존에서 ‘대표팀 은퇴 시사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탈리아 언론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탓”이라며 그를 두둔하고 나섰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 결과는 1대2, 한국의 패배였다.
문제가 된 발언은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나왔다. 김민재는 “지금 힘들고 멘탈적(정신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며 “당분간이 아니라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힘들다는 건 이적설 때문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냥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고,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신경을 쓰고 싶다”고 답했다. ‘축구협회와 조율이 된 건가’를 묻자,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드리겠다”며 “이야기는 나누고 있었다. 이 정도만 하겠다”고 말하고 인터뷰를 마쳤다.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국내 축구팬들은 김민재의 발언이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일부 팬들은 “대표팀보다 소속팀 우선하는 선수는 처음봤다. 보통 반대던데” “그냥 나폴리로 가라. 국가대표는 하지 말라” “‘날강두’라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대표팀은 소중히 여긴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는 “몸과 마음이 힘들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본다”라며 이해된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이탈리아 매체는 김민재를 두둔했다. 이탈리아 ‘칼치오 나폴리24′는 28일(현지시각) ‘분노한 킴: 진짜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민재의 발언을 소개했다.
매체는 “대표팀으로서 훈련한 지난 몇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 그가 가진 불만의 배경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수비수(김민재)는 콜롬비아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치른 두 번의 경기 모두에서 그를 선발로 내세운 클린스만 감독의 결정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평가전을 두고 “가치가 거의 없는 두 번의 친선 경기”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김민재가 소속팀인 나폴리에서 뛸 다음 경기가 가질 엄청난 가치를 고려하면 그렇다”고 했다. 매체는 “최근 이적설에 대한 끈질기고 반복된 질문 외에도, 이것이 김민재가 항의한 이유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김민재는 29일 소속팀 복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김민재는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도 어떠한 답변 없이 출국 게이트를 통과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내달 유럽으로 떠나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마요르카), 김민재 등 유럽파 선수들을 만날 계획이다. 그는 이때 김민재와 대표팀 거취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