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종목이든 한중전이 되면 선수는 물론니라 팬들끼리도 다투는 모습이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 수영은 달랐던 것 같다.”
'수영 아이돌' 황선우가 조금 더 특별했던 이번 아시안게임을 돌아봤다.
30일 중국 항저우 그랜드뉴센추리호텔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는 대한체육회 주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수영의 '황금세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 백인철 지유찬,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서진혁, 최우제, 정지훈, 이상혁, 박재혁, 류민석, 펜싱 여자 사브르의 윤지수가 참석했다.
한국 수영에겐 역대 최고의 대회였다.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했다. 통산 최다 금메달(2010 광저우 4개) 최다 메달(2006 도하 16개)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수영 종합 순위에서도 역대 최초로 일본(금5·은10·동15)을 제쳤다.
특히 황선우는 이번 대회 자신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자유형 100m 동메달을 시작으로 계영 800m에서 한국 수영 최초의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주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혼계영 400m 은, 혼성 혼계영 400m 동, 남자 계영 400m 은메달을 더했다. 이 과정에서 대회 신기록, 한국 신기록도 수없이 쏟아졌다.
역대 최고 성적과 실력은 물론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진 이번 수영 대표팀은 '수영 아이돌'이란 별칭으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돌 같은 외모에 탄탄한 몸매까지 더해진 덕분이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수영의 '선한 영향력'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달리 선수간은 물론 팬들끼리의 반복도 거의 없이 서로 축하해주는 분위기였다는 것.
"한국과 중국 선수가 붙으면 선수들도, 국내 팬들끼리도 많이 혐오하고 다투는 모습이 보였다. 이번엔 달랐다. 한국 중국 팬들이 수영으로 한마음 한뜻이 되서 서로의 결과를 축하하고, 상대 선수를 욕하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응원했다. 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 스포츠의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그 중심에 친구이자 라이벌 황선우와 판잔러(중국)가 있었다. 황선우는 "판잔러를 만나면 '따자하오'로 시작해 중국어 영어 한국어 섞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정 안되면 번역기를 써도 된다"라며 웃었다.
"세계선수권 가면 사실 서양인들의 무대 아닌가. 아시아 선수들이 주목받기 어렵다. 그런데 판잔러가 세계무대에서 정말 좋은 기록을 세웠다. 같은 아시아 선수로서 자랑스럽고 기분이 좋았다. 서로의 레이스에 집중하고, 결과가 나오면 서로 축하하는 사이다."
황선우는 "돌아가면 전국체전이 2주 남았다. 11월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다. 쉴수가 없다"며 한숨을 쉰 뒤 "그래도 이번 주말은 쉴 거다. 집에 가자마자 라면부터 먹겠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