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남자 복식 세계 랭킹 6위 서승재(26·삼성생명)-강민혁(24·삼성생명)이 ‘세계 왕중왕전’이라 불리는 월드투어 파이널 정상에 올랐다. 올해 8월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데 이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도 우승하며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서승재-강민혁은 1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파이널 결승전에서 세계 1위 중국 량웨이컹-왕챵 조를 게임 스코어 2대0(21-17 22-20)으로 완파했다. 이 대회는 1년 동안 열린 오픈 대회에서 각 종목 8위 이내 선수들을 모아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다. 두 조로 나눠 예선을 진행한 뒤 각 조 상위 두 팀이 4강 토너먼트를 치렀다.
서승재-강민혁은 B조 예선을 2위로 통과한 후 4강과 결승에서 중국 조를 연달아 격파했다. 결승전에서 1게임 17-17에서 서승재가 랠리 도중 라켓 줄이 끊어져 코트 밖에서 황급히 새 라켓을 들고와서 점수를 따내며 기세를 잡았다. 이후 실점 없이 첫 게임을 따냈고, 듀스 접전 끝에 2게임마저 이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16강에서 탈락했던 아픔을 달랬다. 한국 선수의 이 대회 남자 복식 우승은 2014년 이용대-유연성 이후 9년 만이다.
여자 복식 세계 2위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 천칭천-자이판에게 0대2(16-21 16-21)로 무릎을 꿇었다. 이들에게 당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패배를 설욕하고자 했으나, 또 다시 가로막혔다.
항저우 2관왕이자 여자 단식 세계 1위인 안세영(21·삼성생명)은 전날 준결승에서 세계 4위 타이쯔잉(대만)에게 1대2로 덜미를 잡혔다. 3세트 후반 19-10으로 앞섰으나 상대에게 두 차례 6연속 실점을 허용해 역전당했다. 안세영은 경기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경기에 져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안세영과 항저우에서 격돌했던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세계 2위)도 준결승에서 캐롤리나 마린(스페인)에게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