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동문 원광대 교수가 협회의 선거 관련 부실 행정에 직격탄을 날렸다.
김 교수는 20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회장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면서 "협회 직원들은 특정 후보의 눈치를 보고 있으며 연기된 선거일도 지연시켜 알리는 등 미숙한 행정으로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배드민턴협회장 선거는 파행을 겪어왔다. 당초 16일 대전 선샤인호텔에서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선거를 하루 앞두고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따라 잠정 연기됐다.
김택규 회장이 제기한 '후보 등록 무효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심리한 서울동부지법이 7명의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중 무자격자(정당인) 3명이 포함된 사실을 인정하고 김 회장의 신청을 일부 인용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협회는 지난 17일 선거운영위를 새로 구성해 김 회장을 후보에 포함시킨 가운데 23일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하고 각 후보들에게 통보했다. 김 회장이 다시 출마 자격을 얻으면서 후보는 최승탁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 전경훈 전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 김동문 원광대 교수 등 총 4명이 됐다.
이 과정에서 협회가 회장 선거에 개입,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다. 김 교수는 "협회가 잠정 연기를 결정한 뒤 각 후보와 선거인단에 공식 통보를 하지 않아 매우 혼란스러웠다. 새 선거일을 23일로 확정하고도 이를 제때 알리지 않고 19일 저녁에야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따로 공식 홈페이지에 선거일 공고를 하지 않았다. 선거인단은 이같은 사실을 오늘에야 전달받았고, 일부 선거인단은 아직 관련 내용을 받지도 못했다"며 "이 때문에 선거인단 일부는 협회에 대한 불신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선거인단 구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회장 선거가 16일에서 23일로 늦춰졌기 때문에 선거일(23일) 기준 재임 중인 선거인단만 투표가 가능하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1주일 사이에 임기가 끝나 선거인단 자격을 상실한 분도 있다. 선거인단은 배드민턴협회장 선거 규정에는 재임 중이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이번 선거는 협회의 귀책 사유로 연기된 점을 고려해 기존 선거일인 16일 기준으로 꾸려진 선거인단의 선거권을 모두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교수는 이날 오후 예정된 배드민턴협회의 임시 대의원총회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회장 선거 안건을 다루는데, 대의원 중에 선거인단이 대거 포함돼 있어 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협회가 선거운영위원회 회의에 개입하면서 회장 선거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선거운영위원회는 외부의 압력 없이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협회에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