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NFL(미 프로풋볼) 챔피언 결정전인 59회 수퍼볼(Super Bowl)이 한국 시각으로 10일 오전 8시 30분 뉴올리언스 시저스 수퍼돔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수퍼볼이 열리는 일요일을 뜻하는 ‘수퍼 선데이’는 미국에선 추수감사절 못지않은 명절이다. 미국인들은 이날 가족·지인과 ‘수퍼볼 파티’를 즐기며 닭 날개 15억개, 맥주 12억리터, 피자 1200만개가량을 소비할 예정. 30초 광고 단가는 올해 최고 800만달러(약 116억원)까지 치솟았고, 경기장 티켓 가격은 최고 340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수퍼볼은 1억2370만명이 지켜보며 역대 최다 시청자 수를 기록했는데 올해 그 기록이 깨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통산 4회 우승 팀 치프스가 이번 수퍼볼에서 위대한 기록에 도전한다. 수퍼볼 역사상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스리 피트(three-peat).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수퍼볼을 제패한 치프스는 2연속 우승을 한 팀으로는 처음으로 수퍼볼에 올라 첫 3연패(連覇)를 노린다. 큰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29)가 치프스의 우승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다. ‘승부사’ 머홈스는 2023년 수퍼볼에선 이글스를 맞아 14-24로 전반을 뒤진 채 마쳤지만, 38대35 역전승을 일궈냈고, 지난해 수퍼볼에서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상대로 3쿼터 중반까지 3-10으로 밀리다 연장 접전 끝에 25대22의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나이 서른 이전에 수퍼볼에 5차례 오른 유일한 쿼터백인 그가 이번에도 ‘빅게임 DNA’를 유감없이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2018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수퍼볼 우승을 노리는 이글스는 2년 전 수퍼볼에서 치프스에 당한 복수를 해야 한다. 뉴욕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새로 합류한 러닝백 세이콴 바클리(28)가 이글스의 희망이다. 정규 리그에서 2005야드를 달리며 구단 최다 기록을 세운 바클리는 이번 수퍼볼에서 30야드를 더 달리면 NFL 역사상 단일 시즌(정규 리그+플레이오프) 최다 러싱 야드의 주인공이 된다. 수퍼볼을 국내 중계하는 쿠팡플레이의 이요셉 해설위원은 “바클리의 러싱 게임을 치프스가 얼마나 막아내느냐가 이번 수퍼볼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36)는 동갑내기 남자 친구인 치프스 타이트엔드 트래비스 켈시를 응원하러 이번 수퍼볼에도 경기장을 찾을 예정. 스위프트가 켈시와 교제하기 시작한 2023시즌부터 스위프트 팬들이 NFL에 대거 유입되면서 지난해 수퍼볼은 여성 시청자 비율이 4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도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수퍼볼을 ‘직관’한다.
워낙 국민적인 이벤트라 수퍼볼에 출전하지 않는 NFL 30팀 팬들도 각자 응원 팀을 정하기 마련인데 최근엔 ‘안티 치프스’ 분위기가 강해졌다. 치프스가 최근 6년간 5차례 수퍼볼에 오르며 압도적인 성과를 낸 것에 대한 반감과 올 시즌 석연치 않은 판정이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 장면이 몇 차례 나오며 ‘심판이 도와주는 팀’이란 인식이 더해진 결과란 분석이다. 스포츠 베팅 업체 BetOnline.ag는 X(옛 트위터)에 게재된 관련 해시태그를 조사했는데 미국 50주 중 40주에서 이글스를 응원하는 팬이 더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치프스를 지지하는 팬들은 연고지인 미주리주를 포함한 중부 지역에 주로 치우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