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보> (160~169)=국내 일정도 다망한 변상일은 결승 1국 전날에도 저녁 대국을 치렀다. 5인 단체전 바둑리그에 팀 주장을 맡고 있어 결장하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컸을까. 실전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체질이라 해도 다음 날 아침 10시에 시작하는 LG배 결승 일정이 부담되지 않았을까. 반면 커제는 전전날 들어와서 하루 휴식을 가지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160, 162는 변상일의 승부수다. 상하 흑의 연결 고리를 끊으려 하고 있다. 커제의 163이 멋진 맥. 단점을 효율적으로 보강하는 탄력 좋은 수이다. 이에 참고 1도 1은 8까지 백이 망한 모습.

어쨌거나 164로 젖혀 나갈 수밖에 없다. 한 템포 늦은 감이 있지만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으면 홈런도 못 치는 법이다. 168까지 혼신의 저항. 169가 또 한 번 멋들어진 맥이다. 참고 2도는 대마 패가 나는데 흑으로서는 이 그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