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을 이겨냈던 일본의 여자 수영 스타 이케에 리카코(25·요코하마 고무)가 7월 싱가포르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자국 대표팀 34명의 주장을 맡는다. 대표팀은 남자 19명, 여자 15명으로 이뤄졌으며, 평균 연령은 22.8세다.
이케에는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일본 선수권 여자 접영 50m 1위, 100m 2위를 하며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냈다. 이케에는 이 대회 직후 대표팀 합숙 기간 중에 주장으로 선발됐다고 한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는 “나이, 실적, 존재감, 인품, 인지도,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적임자다. 성별은 상관없다”고 밝혔다.
일본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 나가는 대표팀의 주장을 지명해 왔다. 수영은 기본적으로 개인 경기이지만, 팀워크가 성적에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주장이었던 기타지마 고스케는 남자 평영 2관왕(100·200m)에 올랐다. 2016 리우 올림픽 주장이었던 가네토 리에는 여자 평영 200m 금메달을 걸었다. 이케에는 여자 선수로는 가네토 이후 처음 대표팀 전체 주장이 됐다. 이케에는 2019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나서 입학한 일본 대학(스포츠과학부) 시절 여자 수영부 주장을 지낸 적은 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에 처음 국가대표로 뽑혔던 이케에는 그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 3번씩 출전했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25m 풀)에선 통산 동메달 3개를 땄는데, 50m 풀에서 열리는 올림픽·세계선수권 입상 경험은 없다.
이케에는 일본의 국민적인 수영 영웅이다. 아직까지 여자 자유형 50·100·200m와 접영 50·100m 일본 기록(50m 풀 기준)을 보유 중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6관왕을 차지하며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첫 대회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케에는 2019년 2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으나 그해 12월에 퇴원했고, 이듬해 3월 다시 수영을 시작했다. 예상보다 훨씬 빨리 회복해 코로나 사태로 1년 미뤄진 도쿄 올림픽(2021년)에도 출전하는 드라마를 썼다. 당시 투병 이전 수준의 기량까지 이르지는 못했기 때문에 개인 종목엔 나서지 못하고, 단체전인 계영 3종목만 뛰었다. 혼계영 400m의 결선 8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케에는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여자 접영 50m에선 7위를 했다. 작년 파리 올림픽 여자 접영 100m에선 예선을 통과했으나 준결선 12위를 하며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올림픽에선 이케에의 주종목인 접영 50m는 치러지지 않는다.
이케에가 지난달 자국 선수권 여자 접영 50m에서 우승하며 세운 25초41은 자신이 가진 일본 기록(25초11)엔 0.3초가 뒤지나 올해 국제대회 랭킹으로는 1위에 해당한다. 이케에의 작년 최고 기록인 25초33은 세계 4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