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2025 서울하프마라톤(서울특별시·조선일보사·서울특별시체육회 공동 주최)’에서 ‘2030’이 역대 최고 참가율(71%)과 함께 대회를 수놓았다. 달리기가 점점 젊은 세대의 문화로 넘어가는 분위기. 그렇지만 이번 대회에서 묵묵히 ‘노익장’을 과시한 참가자들도 더러 있었다.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는 83세 정만영씨였다. 10km 코스를 1시간 22분 27초만에 뛰었다. 정씨는 완주 후에 “10km 정도는 뛰고 무릎에 느낌도 없다”라면서 ‘껄껄’ 웃었다. 정씨는 서울시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때부터 꾸준히 뛰어왔다. 그리고 은퇴한 뒤 2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뛰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3회 헬스장에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러닝머신 위를 달리면서 자기 관리에 힘쓴다. 정씨는 “식사도 평범하게 한다. 꾸준히 달렸다는 것 빼고는 이렇다 할 비결이랄 게 없다”라고 했다.
이방주(82)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도 10km 부문에서 1시간 36분 6초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이사장은 43세였던 1986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6시에 사는 곳 주변을 1.6㎞씩 뛰고 있다. 출장을 가도 빠트린 적이 없다. 꾸준히 뛸 수 있었던 비결은 목표 설정이다. 서울에서 뉴욕까지가 1만1059㎞인데, 매일 1.6㎞씩 쌓아서 이 거리를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39년 동안 매일같이 뛴 끝에 2009년 1만1059㎞를 전부 채웠고, 7년을 더 뛰면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 이 이사장은 완주를 마치고 “날씨도 좋고 몸이 가벼워서 거뜬히 뛰었다”고 했다.
권오갑(74)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역시 이날 10km를 1시간 26분 3초만에 뛰었다. 권 총재는 2023년부터 10km 부문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그는 “평소에도 건강 관리를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몸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달릴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