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경찰관과 소방관도 27일 조선일보 서울하프마라톤에서 시민들과 함께 경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서울 도심을 달렸다. 이날 하프 부문에 참가한 서울 도봉소방서 인명구조대원 서경석(33)씨는 출발선에서 “평소 화재 현장에서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지만, 오늘은 나 자신을 위해 달리려 한다”며 “심장은 이미 수많은 구조 현장에서 단련됐다. 체력도 정신력도 불태우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27일 오전 2025 서울 하프마라톤에 참가한 경찰관 이원준(왼쪽), 소방대원 서경석(오른쪽)씨가 출발 전 포부를 밝히고 있다./이태경기자

한눈에 봐도 탄탄한 체격인 그는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고 이를 잊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마음도 건강해지고 몸도 더 건강해졌다”며 “덕분에 체력이 좋아져 요즈음은 산악 구조에 나서도 더 자신감 있게 임할 수 있다”고 했다. 서씨는 이날 친형, 친구들과 함께 달리며 1시간 30분대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역시 하프 부문에 참가한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팀 현장감식반 경찰관 이원준(35)씨도 3년 전 운동 중에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달리기로 극복, 이날 1시간32분9초의 기록으로 생애 첫 하프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이씨는 “2022년 8월 인대가 끊어져 인대를 이식받아 재건하는 수술을 했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해 이번 대회 완주를 위해 챗GPT가 마련한 훈련 프로그램을 따라 체계적으로 준비했다”며 “8km와 18km에서 무릎과 고관절에 통증이 느껴졌지만 잘 견디고 완주해 기쁘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시민들과 함께 서울 하프마라톤의 멋진 코스를 달려 즐겁고 행복했던 하루”였다고 입을 모았다. 서씨는 “인명 구조를 다니다 보면 평소 체력 관리가 안전과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체감한다”며 “더 많은 분이 건강과 안전을 위해 러닝을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