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사진제공=에이스펙코퍼레이션

[여의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자신감이 없었다면 도전하지 않았다."

김하성. 사진제공=에이스펙코퍼레이션

'샌디에이고맨' 김하성이 메이저리그(MLB) 주전 내야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하성. 사진제공=에이스펙코퍼레이션

김하성은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갓 데뷔한 신인에게 MLB의 꿈을 심어주신 염경염 감독님께 감사하다. 강정호, 박병호 형을 보면서 꿈을 키웠고, 2019시즌을 마치고 국가대표팀을 다녀온 뒤 진출 생각을 굳혔다"고 밝혔다.

인터뷰에 임하는 김하성. 사진제공=에이스펙코퍼레이션

김하성은 지난 1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390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강정호 박병호 황재균 김현수 이대호에 이어 6번째로 MLB에 진출한 KBO 출신 야수다.

인터뷰중인 김하성. 사진제공=에이스펙코퍼레이션

김하성은 2014년 2차 3라운드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2년차인 2015년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138경기에 출전해 데뷔 첫 30홈런 포함 타율 3할6리 109타점 23도루를 기록했다. 2014년 강정호에 이어 3할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두 번째 유격수다. 3년 연속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덤.

김하성은 "꿈꿔왔던 무대에 좋은 조건으로 입단하게 돼 영광"이라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다보면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 나 자신을 믿지 않았다면 MLB에 도전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하성은 오는 11일 출국,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하성과의 일문일답.

▶샌디에이고 입단 소감은.

키움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옮기게 된 김하성이다. 꿈꿔왔던 무대고 정말 좋은 조건에 입단하게 돼서 개인적으로 기대가 된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구단에서 많은 분들은 뵙지 못했고, 사장님과 구단주님을 뵙고, 전체적으로 야구장을 둘러보는 시간이었다. 구장을 실제로 보니 정말 멋있더라. 이래서 메이저리그구나 느꼈다.

▶스스로 내가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때는 언제인가?

아마추어 때는 사실 프로에 가기 급급했다. 좋은 팀(키움 히어로즈),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을 만났다. (강)정호형 (박)병호형 메이저리그 진출하고, 염경엽 감독님이 '너도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야구하라'라는 말을 듣고 목표를 세웠다. 2019시즌을 잘 치르고, 국제대회를 다녀온 뒤 미국에 가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2020시즌 야구도 잘 됐고 한단계 더 성장하는 시즌이 돼서 자신있게 포스팅 신청을 했다.

근육도 메이저리그 가려고 키운 거다. 한국에서처럼 한시즌을 안 아프고 잘 치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컨디션은 좋은 것 같다.

▶리그에서 내야 경쟁이 제일 치열한 샌디에이고를 택한 이유는?

마음에 걸리긴 했다. 내 포지션은 유격수고, 프로에서도 유격수와 3루를 병행했는데 이제 2루에서 경쟁해야한다. 보통 유격수에서 2루로 전향하면 더 좋은 기록을 내더라.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내가 잘해야한다. 어느 팀을 가든 다 메이저리거들이다. 난 더 좋은 선수층을 가진 팀에서 뛰고 싶었다. 배울점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경쟁은 프로에 있으면서 언제나 해왔다. 자신감이 있다. 아직 제가 어리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거다. 저를 못 믿었다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도 안했을 거다. 다만 기록은 한국이면 자신있게 말하겠는데, 처음 도전하는 무대니까 일단은 부딪쳐봐야하지 않을까. 풀타임 주전이 된다면 두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외야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팀이 급한 상황이면 해보겠지만, 외야보단 내야에 있는게 더 팀에 도움이 되지않을까.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표해서 류현진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팬도 많았다.

토론토에서도 관심을 준 건 사실이다. 현진이형과 같이 뛰었다면 적응하기 정말 편했을 것 같다. 하지만 샌디에이고가 제일 적극적이었고, 진심을 다했고, 세부적으로도 저를 케어해줄 수 있는 조건을 계속 제시해줬다.

▶샌디에이고가 다르빗슈 유, 블레이크 스넬을 데려오면서 한층 전력이 강화됐다.

샌디에이고에서 '몇 년 안에 우승할 계획'이라고 말한게 와닿았다. 내가 가는 팀이 우승권 전력이구나 싶었다. 한국에서는 아쉽게 우승을 못했지 않나. 우승에 대한 갈증이 있다. 어떻게 내가 더 준비하고 노력해야 팀에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다저스 투수 중에 붙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

다저스 뿐만 아니라 모든 메이저리거와 만나고 싶다. 무엇보다 (류)현진이 형 공을 쳐보고 싶다. 내가 프로 데뷔했을 때 현진이 형은 이미 미국에 있었다. 메이저에서도 상위권의 투수니까, 못 치더라도 한번 보고 싶다. 김광현 형한테도 인사 잘하겠다. 내가 제일 어리지 않나. 맞붙으면 쳐보겠다.

▶이정후가 '아버지 이후로 또한번의 7번이 추가됐다'고 하던데.

정말 아끼는 후배고 동생이다.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고 자기 이름을 알린 대단한 선수다. 고마운 얘기다.

키움은 내겐 가족이다. 미국에서도 키움 하이라이트나 기록은 챙겨보겠다.

▶신인왕과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욕심이 있나.

한국에 있을 때도 항상 우승을 원했다. 스포츠선수가 1등하고 싶은 건 당연한 마음이고, 그만한 전력을 갖춘 팀이었다.

신인왕 얘긴 했지만,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기 위한 목표 의식으로 받아들여달라. 사람들이 '당당하네' '자신있네' '네가?' 이렇게 생각할 텐데,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한다.

▶박찬호 샌디에이고 고문의 조언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개척자 아닌가. 제가 가는 팀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 분이다. 본인 경험을 많이 말씀해주셨고, 샌디에이고가 얼마나 멋진 곳인지 알려주셨다.

▶영어 실력은?

아이 캔 두 잇! 운동하느라 바빠서 못했다. 소속이 KBO에서 MLB로 바뀌다보니 좀더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일단 통역이 있지만, 영어를 배우고픈 마음이 있다. 야구하면서도 열심히 배우겠다.

▶예능 도전 야망이 있나

나름 재밌게 촬영했다. 먼 미래에는 재능만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 황재균 형이 잘하던데.

▶고액 연봉을 받게 됐다

아직 실감이 안난다. 일단 입금이 돼야 실감이 날 것 같다. 책임감도 느끼고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돈은 야구를 잘하면 따라오는 거니까. 잘 모아뒀다가 나중에 집을 사면 좋지 않을까.

▶공수주 중 가장 자신있는 것은?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시작도 안했는데 지고 들어간다면 이길 수 없는 게임 아닌가. 난 2루수로 가지만, 내야 전체를 다 볼 수 있다. 수비는 자신있다. 주전 내야수가 된다면 일단 적응을 잘한 거고, 인정 받은 것 아닐까.

▶팬들 향한 인사

7년간 한국 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걸 배웠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 새로운 무대로 가는데 정말 스포츠선수로서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힘이 되고 감사한지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더 실감하게 됐다. 타 리그 타 지역으로 가지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잘하면 어린 학생 선수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 열심히 잘할 테니 지켜봐달라.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여의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