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KIA 타이거즈 김도영(19)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이정후는 31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미디어데이에서 "(김)도영이는 시범경기부터 봤는데 고졸신인선수답지 않게 타석에서 침착하고 컨택도 좋고 파워도 넘친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얼굴은 도영이가 더 잘생겼다. 아버지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오셨는데 도영이는 고졸선수다. 25살, 30살이 되면 도영이가 아버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데뷔했을 때보다도 도영이가 더 잘하는 것 같다”라고 김도영을 칭찬했다.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의 1차지명을 받은 김도영은 KIA의 마지막 1차지명 유망주라는 점, 유격수라는 점, 뛰어난 타격능력과 빠른 발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KIA의 전설적인 선수 이종범과 비교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12경기 타율 4할3푼2리(44타수 19안타) 2홈런 5타점 7득점 3도루 OPS 1.068 맹활약을 펼치며 이종범의 별명인 ‘바람의 아들’에서 따온 ‘바람의 양아들’이란 별명을 얻었다.
김도영은 “너무 영광스럽고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성공했다는 느낌이다. 이정후 선배님처럼 잘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어야할 것 같아서 우선 잘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종범의 아들이자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이 있는 이정후는 김도영을 보며 “딱 봐도 정말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연상된다.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아버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서 고맙다. 이제 아버지를 모르는 팬들도 많은데 도영이 덕분에 아버지가 다시 재조명되고 몰랐던 분들도 아버지를 알게 됐다. 아들로서 고맙고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도영과 마찬가지로 이정후 역시 데뷔 초반에는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후광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정후는 실력으로 이러한 후광을 극복했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지금은 하루하루가 꿈만 같을 것”이라고 말한 이정후는 “나도 프로에 입단해서 곧바로 좋은 성적을 내고 인터뷰도 많이 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삶을 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다보면 그런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더구나 KIA는 팬덤이 두텁다. 도영이가 잘하는 날도 있고 못하는 날도 있을텐데 못했던 하루를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시즌을 치르다 막히게 되면 좌절감이 들 수도 있다”라고 김도영을 걱정한 이정후는 “그럴 필요 없고 지금도 정말 잘하고 있다. 지금처럼 아무 생각 없이 하는게 좋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시즌을 하다보면 안좋은 부분만 생각이 날텐데 그럴 필요 없이 지금처럼 거침없이, 부상없이 잘 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나는 사실 야구를 하면서 아버지와 플레이스타일이 닯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웃은 이정후는 “나도 아버지를 존경하지만 내 롤모델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야구선수로서 아버지는 넘볼 수 없고 나랑 맞지 않는 스타일이다. 나는 나만의 길을 가야한다. 도영이가 플레이도 그렇고 얼굴도 그렇고 아버지와 더 닮은 것 같다. 도영이에게서 아버지와 같은 눈빛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김도영은 개막전 출전이 유력하다. 김도영이 KBO리그 데뷔 시즌을 어떻게 장식할지, 그리고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