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유소년 시절 전북현대의 홈구장에서 볼보이를 했던 선수가 성장해 전북현대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주인공은 베트남 V리그 호앙아인잘라이(이하 HAGL FC)에서 중앙수비수 뛰는 김동수(27)다. 그는 지난해 FC안양에서 HAGL FC로 이적해 활약하고 있다.

김동수는 지난해 HAGL FC 입단 후 부동의 중앙수비수로 전반기 팀이 9승 2무 1패, 1위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잔여 경기가 취소돼 소속팀의 18년만의 리그 우승 타이틀을 얻지는 못했다.

ACL 출전권을 획득한 HAGL FC는 이번 시즌 ACL H조 조별리그에서 요코하마, 시드니FC, 전북현대와 함께 16강 진출을 경쟁하고 있다. HAGL FC는 1라운드에서 요코하마에 1-2로 석패했지만, 강팀을 상대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HAGL FC는 오는 25일 전북 현대와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세번째 경기를 치른다.

-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 V리그(베트남 1부리그) HAGL FC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김동수입니다. 지난 시즌부터 HAGL FC에서 뛰고 있습니다. 저는 경희대 재학 중 독일 함부르크 U19에 입단하게 되어 함부르크 B팀에 2017년까지 있었습니다. 이후 일본의 오미야, 그리고 다시 독일 4부의 뤼벡을 거쳐 지난 2020년 처음으로 국내로 돌아와 K2리그 FC안양에서 뛰었습니다. HAGL FC의 오퍼를 받고 계약하여 현재까지 활약하고 있습니다.

- 독일, 일본, 베트남 등 주로 해외리그에서 뛰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감사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나와서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이렇게 계속 외국에서 축구를 하고 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처음부터 해외에서만 축구 생활을 해야겠다고 고집했던 것은 아니었죠. 매번 기회가 닿는대로 잡다보니 독일, 일본, 베트남 등 모두 다른 나라에서 축구를 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각 국가의 문화에 대해서도 배우고, 축구선수로서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늘 배우며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외국에 나와서 축구를 한다는 것이 꼭 쉽지 많은 않았습니다. 해당 국가의 문화에 적응하고, 국가마다 상이한 축구 스타일에도 적응해야 합니다. 가족, 친구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지내는 것 등 축구 외적으로도 신경써야 할 점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국가에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국리그 선수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며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매년 뒤쳐지지 않게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이런 커리어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스스로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느 리그에 가서도 제가 잘 적응하여 뛰고 있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다른 국가에 진출할 때도 해외 생활 적응력 부분은 자신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어느 국가에서든 처신을 잘못하게 되면 한국 선수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지난 시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베트남 V리그 일정이 중단됐는데?

▲ 정말 너무나도 아쉽게 우승 타이틀을 얻지는 못했죠. 그래도 작년 시즌에 1위를 함으로써 이번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할 뿐입니다. 덕분에 선수 생활 최초로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직 이번 시즌 리그 경기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저희 팀이 충분히 이번시즌에도 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다행히 리그 1위 자격으로 ACL에 직행하게 됐는데?

▲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말 그대로 아시아에서 최강의 팀들만 나오는 대회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준비를 잘 하고 있습니다. 심리적인 부분, 피지컬, 그렇고. 저희와 같은 조에 있는 팀들이 강한 팀들입니다. 수비로서 최대한 실점을 하지 않고 공격수들과 싸움에서 밀리고 싶지 않습니다. 스스로 경기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강한 팀들과의 경기를 함으로써 지금 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느껴볼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지만 경기장에 나가는 날에는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 고향이 전주인데 전북과 맞대결을 하게 됐는데?

▲ 저는 전주에서 태어나 중학교때까지 전주에서 자랐습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매주 전북현대 경기에서 볼보이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직접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보는데 선수들이 커 보이기도 하고 신기하면서도 그 분위기가 정말 신나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이 직접 경기장에 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런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 라는 마음을 가졌었습니다.

솔직히 다른 팀들보다 전북현대랑 경기를 하는 것이 더 많이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되는 건 사실입니다. 볼보이를 하며 프로축구 선수를 꿈꿨던 유소년 선수가 성장해서 전북 현대를 상대로 경기를 하게 되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경기인만큼 더욱 집중해서 저의 존재를 축구 팬분들께 더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 '한국인 센터백 KIM DONGSU' 라는 개인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인데?

▲ 유튜브는 남는 시간에 취미 생활로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혼자 와있고, 저희 팀의 연고 지역도 시골이다 보니 한국처럼 여가 시간에 할 일이 많지 않거든요. 팬들이 프로 축구팀의 생활은 어떤 지, 축구 외적으로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저의 일상이나 개인 운동을 하는 부분 등을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시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번 시즌 리그 및 ACL에서 개인적인 목표는?

▲ 이번 시즌 리그 초반에는 예상보다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아직 리그 20경기가 넘게 남았습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승점을 쌓아간다면 충분히 리그 우승에 다시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리그 우승이라는 목표 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승점을 쌓아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다른 조에서는 동남아 팀들의 약진이 화제인데요. 베트남 축구가 정말 많이 발전했고 아시아 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번 전반기가 끝나면 병역의 의무로 해외 팀에서 뛸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팀을 찾아야합니다. 이 팀에서 마지막 시즌인만큼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위해서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HAGL 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