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8위일까?
KIA 타이거즈가 지난 주 단 1승만 거두었다. 4월26일 KT 위즈와의 수원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승률 5할에 올라서며 기세를 올리는 듯 했으나 그대로 5연패를 당했다. 5월1일까지 개막 한 달동안 10승15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8위로 내려앉았다. 작년 9위보다 한단계 올랐을 뿐이다.
KIA의 투타 기록을 현재의 순위와 대비하면 믿기지 않는 면면들이 있다. 일단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가 14개로 KT, 삼성과 공동 1위이다. 최근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벌였다.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3.01)은 4위인데 1위 롯데(2.81)와 차이가 크지 않다.
양현종, 션 놀린, 이의리, 한승혁에 임기영까지 가세해 탄탄하게 돌아갔다. 양현종은 6경기 모두 QS를 작성했고, 2개는 QS+이다. 놀린도 팔꿈치 타박상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새로운 선발 한승혁의 선전도 박수를 받을만하다. 이런 선발진을 갖고도 5할 승률도 못하고 겨우 4할 승률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놀랍다.
타선으로 눈을 돌며보면 팀 OPS(.708)가 당당히 1위이다. 팀 타율은 2할6푼으로 롯데(.266)에 이어 2위이다. 팀 득점(106점)도 3위에 올라있다. 김선빈과 나성범이 3할 타율을 기록 중이고, 류지혁도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했지만 3할 타자이다. 부진했던 최형우도 살아나고 있다. 황대인은 15타점을 올리며 조금씩 제몫을 하고 있다.
이럼에도 10승15패를 기록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수치가 있다. 일단 잔루가 205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많은 기회를 잡고도 득점타는 적게 때렸다. 만루 타율이 1할6푼1리에 불과하다. 35번 만루에서 터진 안타는 5개였다. 그리고 병살타(24개)도 롯데(2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타격이 크게 부진한 소크라테스, 김석환, 김도영은 상대 배터리에게 너무 쉽게 당해 타선의 연결력이 크게 떨어졌다.
또 하나의 불명예 기록은 실책이다. 30개로 한화(33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실책이 대부분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투수들의 호투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투수들의 실점(106점)과 자책점(85점)의 차이가 21점이 된다. 펜스플레이 미숙 등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은 실수들도 많았다. 수비로 지키지 못하면서 상대의 추격을 허용했다.
이런 문제들이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발들이 호투를 했음에도 3경기 35개의 잔루를 양산하는 결정타 부재, 상대의 타구를 매끄럽게 차단하지 못하는 수비로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빙의 불안감이 엄습했고 믿었던 장현식과 정해영 필승조는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3경기에서 10점을 내주는 바람에 불펜 ERA는 꼴찌가 됐다. 3연승이 가능했는데 결과는 3연패했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벌어지는 5월이다. QS 1위와 OPS 1위에서 드러나듯이 KIA는 기본적인 투타의 힘을 갖췄다. 결국 4월 발목을 잡았던 굴욕의 수치들을 개선해야 반격이 가능하다. 소크라테스, 김석환, 김도영의 분발도 절실하다. 결국은 짜임새를 갖춰야 한다. 첫 번째 시련을 맞이한 김종국 신임 감독이 어떤 해법으로 위기를 돌파할 것인지 궁금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