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스캔들에 또다시 휩싸였다. 스캔들 당사자가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주목받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여서 충격이 더하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의혹에 휩싸인 러시아 피겨스타 카밀라 발리예바./EPA연합뉴스

영국 매체 인사이더게임즈는 9일 “카밀라 발리예바가 도핑 문제에 휩싸여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시상식 개최가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금메달을 차지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시상식은 8일 오후 9시(현지시각) 열릴 예정이었다.

발리예바는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프로그램에 모두 나서 최고점을 받으며 ROC의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특기인 4회전 점프를 두 차례나 성공시켜 동계 올림픽 역사상 여자 선수의 최다 4회전 점프 성공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경기 후 진행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세계빙상연맹(ISU)의 공식 발표가 늦어지는 것은 발리예바의 나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약에 따르면 만 16세 미만 선수는 보호 대상에 포함돼 공식적으로 신원이 노출되지 않고, 처벌 수위도 성인과 다르다. 발리예바는 2006년 4월생으로 만 16세가 아직 되지 않았다.

피겨 단체전에서 1위를 한 러시아 선수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러시아가 도핑 적발로 금메달이 취소된다면 미국이 금메달을 가져간다./AFP연합뉴스

인사이더게임즈는 “현재 ISU와 WADA 등 여러 기구의 법률 담당자들이 검토를 거치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발리예바의 도핑 문제로 ROC의 금메달이 취소된다면 2위를 했던 미국이 금메달을 가져간다.

ISU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말을 아끼고 있다.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없으며 확인 중”이라고 했고, ISU측은 “IOC와 법적인 협의가 필요한 돌발 상황이 생겼다”고 했다.

러시아는 2014소치올림픽 당시 정부 차원에서 주도한 도핑 문제가 발각돼 정식 국가명을 쓰지 못하고 선수들이 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발리예바의 도핑 문제가 확정된다면 WADA와 IOC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