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24·성남시청)이 11일 밤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1000m 결승(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1분28초443의 기록으로 쉬자너 스휠팅(25·네덜란드·1분28초391)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은 지난 9일 황대헌(23·강원도청)의 남자 1500m 금메달 이후 쇼트트랙에서 두 번째 메달을 획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 한 마디.
“일단 힘들게 준비한만큼, 은메달이라는 성적을 얻게 돼서 기분이 좋다.”
-들어왔을 때 웃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더라. 감정이 어땠나.
“저도 이렇게 많이 울 줄 몰랐는데, 준비하는 게 되게 힘들었었다. 그 힘든 시간들이 은메달이라는 결과로 나타나서….
-4년 전에 넘어져 메달을 따지 못했던 종목이다. 이번에 은메달을 따니 어떤가.
“(한동안 말하지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았다)그때 힘들었던 시간들이 저를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고마운 시간이었던 거 같고 (눈물닦으며) 그래서 그렇게 힘들었기 때문에 이번에 은메달을 얻을 수 있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최민정은 심석희와 충돌해 넘어졌다. 최근 심석희가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조사 끝에 증거 불충분이라고 발표했다.
-누가 제일 먼저 떠올랐나.
=끝나고 나선 힘들어서 별 생각 안들었다. 언니랑 엄마가 고생하셨는데 많이 응원해줘서 고마웠다. 친구들, 선생님들 팬분들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오면서 많이 도와주셔서 그런 분들한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계속 울컥하는 것 같다. 기쁜 눈물인가 아쉬운 눈물인가.
=지금은 많이 기뻐서 눈물이 나는 거 같다. 사실 오늘 아쉬웠던 게 없었다면 거짓말인거 같다. 지금 우는 건 기뻐서 우는 거고. 아쉬운 부분들은 제가 또 노력해서 더 성장해서 보완하겠다.
-준준결승에서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준준결승 뿐 아니라 결승 진출하는데 까지 어려운 상황이 많이 일어났다. 흔들리지 않고 최대한 침착하게 하려고 했던 것들이 잘 됐던 것 같다.”
-컨디션은?
“컨디션은 괜찮았고, 조금 안맞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라운드를 치르면서 잘 맞아 떨어진 거 같다.”
-준준결승에서 한번 날이 걸려서 삐끗했다. 그런데 균형 잃지 않고 다시 잘 타더라.
“부딪친 다음에 넘어지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균형을 잡고 어떻게든 버텨냈다.”
-평창 때도 메달 땄는데 이렇게 우는 건 못 봤던거 같다. 오늘 메달의 의미는 무엇인가.
“평창 땐 마냥 기뻤는데, 이번에는 좀 많은 감정들이 들었던 것 같다.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500m에서 넘어진 것도 저한테는 다 의미있는 결과고, 이 과정 속에 있어서 소중했던 것 같다.”
-남자 쪽에서 보여준만큼 기세 이어서 여자 쪽도 보여주겠다고 했었다. 부담이 컸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담도 선수로서 감당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오늘 남자 계주 결승 진출 했고, 여자도 계주 결승 앞두고 있다. 잘 해야겠다.”
-책임감이 너무 무거운 거 아닌가
“이겨내야죠(웃음)”
-황대헌은 금메달을 따낸 뒤 치킨 먹고 싶다고 했다. 최민정 선수는 뭐가 제일 먹고 싶나.
“먹고 싶은 거 엄청 많은데, 치킨도 좋아한다. (어느 브랜드를 좋아하나) BBQ 황금올리브를 좋아한다.” (대한빙상연맹회장은 윤홍근 BBQ제너시스 그룹 회장이다)
-이유빈 선수가 오늘 금메달은 최민정 선수라고 했다. 이유빈이나 후배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경기 앞두고 나서 대표팀 선수들도 그렇고, 되게 힘도 많이 주고 응원도 많이 주고 할 수 있다고 말을 많이 해줬다. 끝나고 축하도 많이 해줘서 대표팀 동료들한테도 고맙다고 하고 싶다.”
-남자선수들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TV로 보면서 아쉬워 하더라.
“부딪칠 때 아쉽긴 했다. 그래도 저는 최선 다했고, 결과는 나온 것이다. 앞으로 잘 준비하겠다.”
-접촉이 많았는데, 부담스럽진 않았나.
“부딪치면 속도나 실격 사유 같은 게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부딪치는 걸 최소화하려고 했다.”
-워낙 아웃코스를 잘 하는데, 쫓아가는 게 안 힘들었나.
“어쨌든 결국 자기가 잘 하는 걸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저를 믿었기 때문에 되는 데 까지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은 1500m 각오는?
=오늘 결과는 오늘 까지만 즐기고 끝내는 걸로 하겠다. 내일부터 여자 계주와 1500m에서 좋은 결과 낼 수 있게 노력할 테니까 응원 많이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