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선수들의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지난 9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아이스하키 예선 러시아(ROC)와 스위스의 경기에서 4명의 선수가 동시에 페널티를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양팀은 1피리어드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는 경기를 펼쳤다. 러시아는 8개의 유효슈팅을, 스위스는 9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팽팽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러시아로서는 스위스의 거센 반격이 당황스러웠을 수 있다. 이때 러시아가 한 골을 앞서 가며 경기가 종료됐다.
문제의 상황은 2피리어드에서 나왔다. 스위스의 공이 골대를 맞고 튕겨져나가는 등 아쉬운 장면이 재차 반복되자 양 팀 간의 신경전이 고조됐다. 12분쯤 됐을 때 러시아가 골대 바로 앞까지 공을 가져와 공격을 시도했고, 수비하려던 스위스 선수들과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이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양팀 선수들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고 골대 앞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양팀 선수들의 헬멧이 벗겨졌고, 이 모습을 중계하던 카메라도 당황했는지 잠시 화면이 흔들리기도 했다.
아이스하키에서 거친 몸싸움으로 인해 흥분한 선수가 헬멧을 벗고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은 드물지 않다. 프로 경기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올림픽에서는 시청 연령대 및 개최 취지를 고려해 서로 거친 몸싸움을 자제하는 것이 하나의 미덕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몸싸움 후 러시아와 스위스 각 2명의 선수가 러핑(roughing·아이스하키에서 서로 때리고 치는 등의 거친 반칙 행위)을 이유로 페널티를 받았다. 이후에도 양팀의 신경전은 이어졌고, 선수들과 심판이 뒤엉켜 심판이 넘어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편 경기는 1피리어드의 득점을 지킨 러시아가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