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한번 은메달을 따냈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건 은메달이 ‘깜짝 메달’이 아니라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차민규는 12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34초39로 2위에 올랐다. 34초32로 올림픽 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목에 건 가오팅위(25·중국)와는 불과 0.07초 차이였다. 모리시게 와타루(22·일본)가 34초49로 동메달을 따냈고, 차민규와 함께 출전한 김준호(27·강원도청)는 34초54로 6위에 올랐다.
차민규는 4년 전 평창 올림픽 때도 5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두 대회 연속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걸며 빙속 단거리 강자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차민규는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도 입상하지 못했다. 세계 랭킹도 11위로 이번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차민규는 큰 대회에 강한 모습을 이번 대회에서도 보여줬다. 차민규는 평창 올림픽 때도 메달 후보로 꼽히지 않았지만, 1위에 0.01초 뒤진 기록(34초42)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무대에만 서면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차민규는 경기 후 “가족들과 저를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오늘 레이스에서 실수한 부분이 좀 있어서 좀 아쉬웠다. 경기를 마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다른 선수의 경기를 기다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창 때 ‘깜짝’ 은메달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올림픽에서 또 은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젠 ‘깜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평창 이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나름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올 시즌 월드컵 때 성적이 생각보다 안 좋았지만 올림픽에 최대한 포커스를 맞춰서 준비했고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며 “올 시즌 성적이 안 좋을 때도 계속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베이징=송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