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이날 차민규는 34초39를 기록해 2위를 차지해 2018년 평창에 이어 2연속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다. /뉴스1

차민규(의정부시청)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내자 중계 중이던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눈물을 터트렸다. 이상화, 이강석, 모태범 해설위원도 환호했다. 제갈 위원의 눈물이 주목받은 이유는 그가 차민규의 ‘스승’이어서다. 제갈 위원은 차민규의 소속팀 의정부시청의 감독을 맡고 있다.

차민규(29)는 12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34초39로 은메달을 따냈다.

제갈 위원은 중계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불가능을 가능케 한 경기였다”고 차민규의 레이스를 평가했다. 제갈 위원은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차민규가) 대체복무, 부상으로 재활과 보강치료를 병행하느라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제갈 감독은 “올 시즌 들어 스케이트 문제가 심각했다”며 “날을 보통 1년에 한두번 바꾸는데, (차)민규는 다른 선수들보다 예민한 편이다. (네 번의) 월드컵 대회 내내 적응을 못했다”며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나랑 이강석 코치가 한 달 동안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했다.

그는 “저와 이강석 코치, 민규가 상의해 평창(올림픽) 때 장비를 맡아준 선생님에게 가서 부탁했다”며 “처음엔 대표팀 장비 담당이 있어서 고사했지만, 민규를 위해 힘든 결정을 내려주셨다. 단시간 안에 세팅을 끝냈다”고 했다.

이어 “준비 과정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제갈 감독은 경기 전 차민규를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어제 저녁에 통화했는데 ‘자신감 있게, 후회없이’라고 했더니 ‘네’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남자 1500m 김민석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제갈 감독은 “메달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서 염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