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나온 편파판정 논란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한국인으로서 중국에 미안하다”는 취지의 사과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글을 쓴 네티즌들은 스스로 한국인이라고 밝혔으나 번역기를 사용한 듯 어색한 문장 구사력을 보이고 있다.
14일 트위터에 ‘한국인으로서’를 검색하면 한국인이라고 밝힌 네티즌들이 쓴 다수의 사과글과 중국 찬양 글이 나온다.
이들은 “중국팀이 너무 대단해! 한국인으로서 나는 그들에게 갈채를 보내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중국 팀은 정말 놀랍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나는 이 행동을 부끄러워 한다!” “모두를 싸우지 마십시오. 한국인으로서, 나는 중국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바보 같은 동포를 용서합니다” “한국인으로서, 그들은 확실히 반칙을 했고, 말할 것도 없고, 실격도 마땅했다” 등 한국인이 썼다기엔 한 눈에 봐도 어색한 번역투로 쇼트트랙 관련 글을 올렸다.
이들이 쓴 내용은 중국 네티즌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일치한다. 한국 선수들이 경기에서 반칙을 썼고, 이 때문에 중국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중국의 런쯔웨이와 리원룽을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황대헌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황대헌을 ‘반칙 선수’로 몰아갔다. 이틀 뒤(9일) 황대헌이 남자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자 중국 네티즌들은 황대헌 소셜미디어를 찾아가 “반칙으로 딴 메달” “가짜 금메달” 등의 악성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말하지만 한국인은 인간대접 받는 걸 싫어합니다. 벌레로 생각해주세요. 조센징이라고 하면 발작합니다” “한국인은 중국인의 개라고 인정합니다” 등 한국에 대한 조롱성 글과 “한국인으로서 우리는 중국의 문화를 훔쳐서 안 된다” “한국인으로서 이것은 중국 북방 소수민족 조선족의 복장이다. 한복 같은 거 아니다. 어리석은 한국인. 한국인으로서 나는 수치를 느낀다” 등 개막식에서 불거진 중국의 한복 문화공정에 대한 언급도 잇따랐다.
이 같은 글을 게시한 계정을 들어가 보면 중국어를 사용하거나 노골적으로 중국 온라인상에서 한국을 비하하는 이모티콘을 사용 중이다. 또 ‘한국인으로서’ 트윗에 중국어를 병기한 네티즌도 다수 보인다.
이를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중국 네티즌들이 번역기를 이용해 한국인인 척 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네티즌들은 “한국인은 한국인으로서란 말부터 잘 안 쓴다” “번역인 게 너무 티 난다” “누구보다 한국인이 되고 싶어서 안달난 중국인으로 보인다” “번역기 말투부터 고치고 사칭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