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김예림(19·수리고)이 첫 올림픽 무대 쇼트프로그램에서 30명 중 9위를 차지했다. 김예림은 6위를 차지한 유영(18·수리고)과 나란히 오는 17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따냈다.
김예림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4조 첫번째 순서로 연기를 펼쳐 기술점수 35.27점, 구성점수 32.51점으로 총 67.78점을 받았다.
김예림은 피겨 황제 김연아를 보고 피겨의 꿈을 키운 대표적인 ‘연아 키즈’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김예림은 고전 클래식인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을 배경으로 연기를 펼쳤다. 이 음악은 김연아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림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이어 2회전 반을 도는 더블 악셀 단독 점프도 가볍게 성공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으로 연기를 이어간 김예림은 트리플 플립 점프와 스텝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싯스핀을 차례로 소화하며 연기를 마쳤다.
올림픽 첫무대에서 실수 없이 경기를 끝마친 김예림을 향해 국민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온라인상에선 김예림의 경기력 뿐 아니라 독특한 ‘퇴장’에도 관심이 쏠렸다.
연기를 끝낸 김예림은 한 팔을 높게 들어 올리며 우아한 표정으로 관객석을 향해 인사했다. 곧 퇴장을 위해 몸을 돌린 김예림은 얼굴을 찡긋하더니 이내 입을 모아 거친 숨을 몰아 내뱉었다. 이어 어깨를 들썩이며 누구보다 씩씩한 걸음걸이로 은반 위를 빠져나왔다.
한 네티즌은 김예림의 퇴장 모습이 담긴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곤 “김예림 선수 세상 우아하게 연기 끝내고 인사해 놓고 박력 있게 걸어 나오는 모습 맘에 든다”고 했다. 이 영상은 하루 만에 65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네티즌들은 “오마이걸(걸그룹)에서 몬스터엑스(보이그룹)로 돌변했다” “피겨계 장군님이다” “예상치 못한 박력” “의상은 선녀인데 옷 숨긴 나무꾼 패줄 것 같다” “매력 있어서 자꾸 보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전체 9위를 기록한 김예림은 오는 17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탑 5′ 진입을 노린다. 프리 프로그램에서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곡에서 가사 부분을 바이올린으로 편곡한 곡으로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