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5)./인스타그램, 조선DB

8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 대신 금메달을 가져간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5)가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자국의 후배 선수들을 축하했다. ‘도핑 양성’ 논란에 휩싸인 카밀라 발리예바(16)에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소트니코바는 18일(한국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베이징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안나 셰르바코바(17)와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8)의 사진을 올리고 두 사람을 축하했다.

그는 셰르바코바의 금메달 소식에 대해 “매우 기쁘다”며 “올림픽 챔피언 클럽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은메달 확정 후 “나만 금메달이 없다”며 눈물을 쏟은 트루소바에겐 “여러 종류의 4회전 점프들을 성공한 최초의 소녀”라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축하와 위로를 건넸다. 이어 “금메달을 주고 싶지만 이건 스포츠”라며 “결과를 받아들이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왼쪽부터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8), 안나 셰르바코바(17), 카밀라 발리예바(16). /정재근 기자, 연합뉴스

이번 올림픽에서 ‘도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발리예바도 언급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던 발리예바는 싱글 경기에서 최종 4위를 기록해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소트니코바는 “발리예바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르지만 어린 소녀에게 그런 문제(도핑 의혹)가 제기됐다는 것이 유감스럽다”며 “발리예바는 어떤 상황, 어떤 상태에서도 끝까지 싸울 수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증명해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리예바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며 “온 나라가 너와 함께 있고, 넌 우리의 마음 속에 있다”고 응원했다.

끝으로 소트니코바는 “우리의 황금 소녀들. 정말 아름답다. 우릴 더 행복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2014년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시상식에 선 소트니코바(가운데)와 김연아(오른쪽). /조선DB

소트니코바는 2014년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다. 당시 소트니코바는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 김연아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해 ‘개최국 편파판정 논란’에 휘말렸다. 외신들도 ‘김연아가 금메달을 뺏겼다’고 질타했다.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막았던 소트니코바는 올림픽 이후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 부상을 이유로 국제 피겨대회에서 점차 자취를 감춘 소트니코바는 2018년 평창올림픽 도전을 선언하고 훈련을 재개했으나 도핑 의심 대상자 명단에 올라 구설에 올랐다. 소트니코바는 부상을 핑계로 평창올림픽 출전을 포기했고, 결국 2020년 은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