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21·의정부시청)과 이승훈(34·IHQ)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란히 걸었다.
정재원은 19일 열린 베이징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결승에서 벨기에의 바르트 스빙스(31·7분47초11)에 이어 7분47초18로 2위로 들어왔다. 불과 0.07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쳤다. 이승훈은 정재원에 0.02초 뒤진 7분47초20으로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재원은 4년 전 평창 올림픽 이 종목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이승훈이 남자 매스스타트 올림픽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것을 도왔다. 당시 경기 초반에 힘을 뺀 그는 8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번엔 이승훈을 제치고 직접 은메달을 따내며 주인공이 됐다.
이승훈은 이번에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동계 종목 사상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6개)을 세웠다. 이승훈은 네 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금 2개(2010밴쿠버 1만m, 2018평창 매스스타트)와 은 3개(2010밴쿠버 5000m, 2014소치·2018평창 팀 추월), 동 1개(2022베이징 매스스타트)를 따냈다. 이승훈은 총 6개의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며 쇼트트랙의 전이경(금4 동1), 박승희(금2 동3) 최민정(금3 은2)을 제쳤다. 하계 올림픽까지 포함하면 사격 진종오(금4 은2)와 양궁 김수녕(금4 은1 동1)과 함께 공동 1위다.
정재원과 이승훈은 이날 각자 방식대로 레이스를 풀어갔다. 정재원은 경기 초반부터 16명의 선수 중 4~5위에 자리하며 선두 그룹에서 달렸다. 반면 이승훈은 경기 초반 10위권에 자리했다. 정재원은 15바퀴째 5위에 있다가 마지막 16바퀴에서 스퍼트를 올려 두 번째로 들어왔다. 반면 14바퀴까지 10위로 달린 이승훈은 15바퀴부터 스퍼트를 시작 2위로 올라섰고, 최종 바퀴 마지막 코너를 돌 때까진 1위였다. 하지만 직선 주로에서 스빙스에게 추월을 당했고, 피니시 라인 직전엔 정재원에게 간발의 차이로 2위를 내줬다. 이승훈은 미국의 조이 맨티아(36)와 100분의 1초까지 기록이 같았다. 사진 판독 끝에 이승훈이 7분47초204로 맨티아(7분47초206)보다 0.002초 앞서 메달을 따냈다.
김보름(29·강원도청)은 뒤이어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5위(8분16초 81)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중반까지 하위권을 달렸다. 13바퀴째부터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4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마지막 16바퀴째를 달리는 과정에서 다른 선수와 접촉하면서 속도를 최대치로 올리지 못했고 다섯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우(24·강원도청)는 준결승 레이스 도중 넘어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베이징=송원형·이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