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욱이 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 결승 튀니지 파레스 페르자니와의 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시작이 좋다. 한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개막 후 첫 주말인 27일과 28일(이상 현지 시각)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힘차게 출발했다. 한국은 2008 베이징 대회(유도 최민호)부터 5회 연속 대회 1일 차에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역대 하계 올림픽 97번째, 98번째 금메달이다.

첫 금메달은 한국 펜싱 간판 오상욱(28)이 따냈다. 그는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대11로 물리치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단체전 우승 멤버였던 그는 두 번째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사브르 개인전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2019년 세계선수권,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19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 정상에 이어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한국 펜싱 최초로 ‘개인전 그랜드슬램’의 영광도 안았다. 키 192㎝에 순발력까지 갖춰 ‘괴물 검객’으로 통하는 그는 파레스 아르파(캐나다)와 8강전 등 고비 때마다 원우영 코치가 “널 이길 사람은 없어!”라고 격려해준 게 우승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도쿄 올림픽 이후 발목과 손목 부상에 시달리며 고전했지만, “최대한 몸을 굴려보자”며 고된 훈련을 참고 이겨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8일(현지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우승한 오예진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28일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종목에서 오예진(19)과 김예지(32)가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둘은 마지막까지 경쟁하면서 다른 선수들을 따돌렸다. 마지막 기록은 오예진이 243.2점, 김예지가 241.3점이었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 시상대에 같이 올라간 건 2012 런던 대회 50m 권총 진종오(금), 최영래(은) 이후 처음이다. 오예진은 2016 리우 대회 50m 권총 진종오 이후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결선 신기록도 세웠다. 둘은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이기도 하다.

앞서 이번 대회 첫 메달도 사격에서 나왔다. 24세 동갑내기 박하준과 금지현이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 금메달 결정전에서 성리하오-황위팅(중국)을 상대로 선전했으나 세트 점수 12대16으로 분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2022년 10월 임신한 몸으로 카이로 월드컵에서 파리행 티켓을 따낸 ‘엄마 총잡이’ 금지현과 사격 선수인 누나 박하향기를 따라 총을 잡고 한국 소총 에이스로 성장한 박하준이 합작한 메달이다.

27일(현지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단체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금지현(왼쪽)과 박하준이 시상대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영 ‘황금 세대’ 대표주자 김우민(23)은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어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의 은메달(남자 자유형 200·400m) 이후 12년 만에 기초 종목 수영에서 나온 올림픽 메달이다. 컨디션 난조로 예선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른 김우민은 1레인에서 “마지막 50m는 사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할 만큼 이 악문 역영을 펼친 끝에 꿈꾸던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김우민이 27일(현지시각) 오후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수영 자유형 남자 400m 결승에서 입수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8일엔 한국 수영 경영 최초로 단일 종목 동반 준결승 진출이라는 새 기록이 작성됐다. 황선우(21)는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전체 4위(1분46초13)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우민도 전체 12위(1분46초64)로 준결승에 올랐다.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인 반효진(17)은 공기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대회 본선 신기록(634.5점)을 세우며 결선에 진출했다. 올림픽 사격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대회 신기록을 세운 건 1988년 안병균(남자 공기소총 본선), 2016년 진종오(남자 권총 50m 결선)에 이어 반효진이 역대 세 번째다. 이원호(25)는 남자 공기권총 10m 결선을 4위로 마쳤다. 이원호는 오예진과 짝을 이뤄 29일 공기권총 10m 혼성 경기에 나선다.

10m 공기소총에 출전하는 사격 대표팀 반효진이 지난 5월 27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제33회 파리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