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이우석이 30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뉴스1

“저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운명이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남자 양궁 이우석(27·코오롱)이 30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 목에 건 뒤 이렇게 말했다. 이우석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김우진(32·청주시청), 김제덕(20·예천군청), 이우석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29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결승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5대1로 이겼다.

이우석은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정됐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이우석은 2021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3위 안에 들지 못해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칼을 간 이우석은 올해 다시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정됐고, 이날 맹활약을 펼쳤다. 결승에서 쏜 6발 모두 10점을 명중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올림픽의 한을 풀었다.

이우석은 “결승전 첫 발을 쏠 때 긴장되는 게 전혀 없었다. 그래서 ‘오늘 내 날이구나’ 싶어서 그냥 즐겁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두 동료에게 ‘우리 것만 하자. 내가 무조건 10점을 쏘겠다’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도쿄 올림픽에 대해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가 1년 연기 되면서 김제덕 선수가 2관왕을 한 것도 사실이다. 저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운명이었다고, 좋게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마지막 화살을 쏘러 들어가면서 어머니 얼굴을 떠올렸다. 그는 “어머니가 제가 올림픽 떨어지는 것을 바로 뒤에서 보면서 많이 울기도 하셨다. 마지막 화살을 쏘면서 ‘이 한 발로 끝낸다’라는 생각으로 들어가서 쐈는데, 그게 운 좋게 10점에 맞아줘서 퍼펙트한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대표팀 동료들과 개인전에서는 맞붙어야 한다. 이우석은 “김우진 선수와 4강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저는 봐주지 않겠다. 제가 개인전 금메달로 2관왕을 하고, 김우진 선수가 혼성전 금메달로 2관왕하면 좋은 것 아닐까요?”라고 장난기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그는 이어 “농담이었고, 김우진 선수와 우선 4강에서 붙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